조인성, 'FA 모범생'으로 거듭나나
OSEN 기자
발행 2008.04.20 08: 37

[OSEN=이상학 객원기자] LG는 ‘FA’라는 말만 들어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팀이다. 투타를 대표하는 FA 먹튀가 두 명이나 LG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2000년 홍현우와 2004년 진필중은 LG를 넘어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FA 계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박명환이 이적 첫 해부터 10승을 거두며 FA 실패사를 끊는가 했지만 2년차를 맞은 올 시즌 원인 모를 부진에 빠졌다. 그런 LG에 한줄기 빛과 희망이 되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포수 조인성(33)이다. 조인성은 지난해 FA 자격을 얻어 4년간 최대 34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LG와 재계약했다. 원칙적으로 3년 보장 및 1년 옵션이지만 일정 수준을 채우면 자연스럽게 연장되는 실질적인 4년 계약이었다. 포수 최초의 4년 장기계약이자 최고액 계약. 지난해 조인성은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이렇다 할 백업포수없이 124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13홈런·73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타율·타점을 기록했다. 도루저지율도 3할6푼4리로 4위였지만 상대 도루시도가 77회로 가장 적었다. 조인성은 어깨 자체만으로도 주자를 묶어둘 수 있는 포수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버페이된 계약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포수에게는 장기계약을 안기지 않는 법이다. 포수는 부상 노출도가 높고 언제 노쇠화가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는 조인성을 빼면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거액을 투자해서라도 잡아야 했다. 김재박 감독 역시 구단에 조인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렇게 조인성은 FA 대박을 터뜨렸다. LG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박 계약에 잔류했다. 조인성은 FA 계약 첫 해부터 몸값을 해내고 있다. 올 시즌 19경기 중 18경기에 주전으로 선발출장한 조인성은 64타수 19안타, 타율 2할9푼7리를 마크하고 있다. 포수 중에서는 ‘크레이지 모드’를 보이고 있는 롯데 강민호(0.386) 다음으로 높은 타율이고, LG 팀 내에서는 최고타율이다. 여기에 1홈런·12타점도 곁들였다. 타점 역시 포수 중에서 강민호(13개) 다음으로 많으며 팀 내에서도 최동수(16개) 다음이다. 올해 외국인선수를 투수 2명으로 채운 LG에서 조인성은 타자로서 역할도 크다. 김재박 감독은 조인성이 5번을 치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지만, 그래도 조인성이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것에서는 만족하고 있다. 조인성은 특히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득점권에서 17타수 7안타, 타율 4할1푼2리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팀에서 가장 높은 득점권 타율이다. 여기다가 희생플라이도 2개나 있다. 포수로서 본연의 역할도 잊지 않고 있다. 조인성은 8개 구단 전체 포수 중 가장 많은 무려 159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고 홈플레이트를 지켰다. 2006년 서용빈과 함께 은퇴한 김정민이 다시 현역으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조인성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조인성은 도루저지율도 5할로 이 부문에서 삼성 진갑용과 함께 한화 신경현(0.600)의 뒤를 잇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대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조인성은 잔부상을 달고 다니지만, 팀을 위해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다는 마음가짐.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지만 투혼을 강행하고 있다. 조인성은 “컨디션이 100%가 아니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만큼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리에 통증이 있지만 타격감은 좋은 편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FA 모범생으로 거듭난 ‘든든한 안방마님’ 조인성이 있기에 공동 6위 LG에게도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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