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위팀의 주전 가드로서 자부심을 가져라". 전창진(45) 감독이 이끄는 원주 동부는 지난 19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서울 삼성과 홈 경기서 개인 역대 최다인 36득점을 올린 김주성(29)의 활약에 힘입어 100-9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원주는 2연승을 거두며 통합 챔피언을 향해 기분좋게 홈 시리즈를 마쳤다. 2차전이 끝난 후 김주성과 함께 전창진 감독의 칭찬을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홀로 동부의 경기 조율을 맡은 표명일(33)이었다. 이날 그는 37분 여 간 출장해 15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김주성과 함께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전창진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이)세범이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가운데 (표)명일이가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면서 "항상 (표)명일이에게 1위팀 가드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 감독은 2차전을 승리로 이끈 뒤 표명일과 진한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함께 했다. 전 감독의 칭찬처럼 표명일은 이날도 큰 활약을 펼쳤다. 9개의 어시스트에서 나타난 것처럼 그는 1차전과 2차전 모두 최다 도움을 기록해 동부가 2경기 연속 100점을 넘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전창진 감독이 표명일의 기를 살리는 이유는 단 한가지뿐이다. 현재 동부에서 표명일의 백업으로 경기에 뛸 만한 선수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그동안 이세범이 그 역할을 했지만 부상으로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 출전하기 힘들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부는 단기간에 시리즈를 끝내지 못한다면 삼성의 가공할 인력에 대항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이 충분할 때 제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특히 정규시즌서도 많은 체력을 소모한 표명일은 2차전이 끝난 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상민과 표명일을 비교하며 '스승과 제자'라고 했지만 표명일도 어느새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노장의 나이. 과연 전창진 감독의 말처럼 3차전서 더욱 강하게 몰아치고 챔피언 시리즈를 빨리 끝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