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더비 매치서 드러낸 문제점은?
OSEN 기자
발행 2008.04.20 09: 43

[OSEN=노우캄프(바르셀로나), 이건 특파원] 단 한 경기만을 보고 그 팀의 전력을 판단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특히 장기 레이스인 리그에서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경기력의 편차가 크기 마련이다. 이 편차를 얼마만큼 줄이느냐가 리그에서의 좋은 성적을 거두는 관건이다. 하지만 시즌이 막바지로 갈수록 한 경기 한 경기의 성패는 대단히 중요하다. 다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 부진하면 다음에 있을 주요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2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노우캄프에서 열린 에스파뇰과의 홈경기에 나선 바르셀로나는 다음 경기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주중에 있을 맨유와의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 크르키치 보얀 등 어린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티에리 앙리와 부상에서 복귀한 리오넬 메시 등은 벤치에 앉혔고 허리에도 아이두르 구드욘센이 나섰다. 비록 최강의 전력은 아니었지만 홈경기이고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인 에스파뇰을 상대로 낙승이 예상되었다. 그러나 경기 내내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는 에스파뇰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보얀과 도스 산토스는 노련미에서 뒤처졌다. 이 둘은 빈번히 위치 이동을 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려고 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무엘 에투는 몸이 무거웠다. 수비수 두세명이 따라붙는 상황에서 볼키핑이 힘겨운 모습이었다. 무엇보다도 이날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문제는 패스의 흐름이 원할하지 못했다는 것.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구드욘센은 스피드는 보여주었으나 일정하지 않은 경기 출전으로 인해 경기 감각이 완전치 못했다. 특히 패스의 정확도가 많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좌우 풀백들의 컨디션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지안루카 잠브로타는 공수에서 괜찮았지만 왼쪽 풀백인 실비뉴는 그리 날카롭지 못했다. 이 모습을 본 현지 스페인 기자는 프랑크 라이카르트 감독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자리가 바로 왼쪽 풀백이라고 귀띔해주었다. 에릭 아비달의 컨디션이 상당히 저조하고 실비뉴 역시 기복이 심하기 때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나니, 라이언 긱스, 박지성 등 좋은 윙어들이 많은 맨유가 공략할 만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물론 에스파뇰전에서 부진했다고 하더라도 바르셀로나의 전력을 낮게 봐서는 절대 안된다. 우선 이날 경기는 최고의 선수들이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티에리 앙리와 데쿠 등이 나선다면 팀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여기에 후반 들어 투입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리오넬 메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메시는 특유의 드리블과 돌파로 오른쪽 측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메시는 지난 레크리아티보전에서 복귀한 후 계속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어 맨유전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또한 바르셀로나는 지난 2005~2006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자 2006년 FIFA 클럽월드컵 정상에 오른 실적이 말해주듯 충분한 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 역시 세계 어디를 내놓아도 남부럽지 않다. bbadagun@osen.co.kr 지난 2006년 FIFA 클럽월드컵 준결승에 나선 바르셀로나 스타팅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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