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2년차 좌완 김광현(20)의 활약이 눈부시다. 김광현은 지난 20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전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4승(1패)째를 거두면서 다승 단독선두에 나섰다. 특히 4회 이후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며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사실 1회말서 김광현이 보여준 피칭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릴리스포인트가 투구마다 달라 공이 들쭉날쭉하게 날아들었다. 두산 타자들은 이를 재빨리 읽고 좋은 타구로 연결시켰으나 2루수 모창민의 호수비가 김광현을 살려냈다. 김광현 또한 경기 후 "초반에는 밸런스가 안 맞아 공이 멋대로 향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2회 들어 포수 박경완의 리드 패턴이 변화하면서 김광현은 차차 안정을 되찾았다. 박경완은 김광현에게 코너워크 보다 과감한 공을 주문하며 자신감을 북돋워 주었다. 여기에 2회말 이대수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멋지게 잡아낸 이진영의 수비까지 이어지자 김광현은 1회와는 전혀 다른 투수로 바뀌었다. 김광현이 이날 경기서 기록한 탈삼진수는 단 2개에 그쳤다. 특히 4회부터 7회까지 김광현은 아웃카운트 12개 중 10개를 플라이 타구로 얻어냈다. 안타나 홈런 허용의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한 것이다. 김광현의 묵직한 볼끝은 플라이 타구를 양산하며 '생각대로 되는 투구'를 이끌어 냈다. 김광현은 승리 요인에 대해 "스트라이크를 노린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팀이 선취 득점에 성공해 맞더라도 편하게 던지겠다는 생각으로 투구했는데 야수들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김광현의 구위가 없었다면 경기는 엄청난 난타전으로 향했을 공산이 컸다. 김광현의 가장 큰 장점은 154km에 달하는 빠른 직구와 낙차가 큰 커브의 조합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팔 각도가 높은 편이라 떨어지는 각도 커서 공략이 쉽지 않다. 20일 경기서는 범타 유도를 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에 10개 미만의 커브를 던지는 데 그쳤지만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울 수 있는 능력이 대단하다. 프로 2년차에 불과한 김광현은 아직도 더 큰 성장을 노리는 투수다. 와인드업 시의 릴리스포인트와 투구 밸런스서 다소 약점을 노출한다는 점이 있지만 경험이 쌓이면 완벽하게 보완이 가능한 숙제들이다. 강력한 좌완으로의 발전을 꿈꾸고 있는 김광현. 나날이 발전 중인 그의 기량에 SK팬들은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hul@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