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로이스터, 잇단 명언으로 팬 사로잡다
OSEN 기자
발행 2008.04.21 08: 15

약간 차원이 다르다. 대개 감독들은 경기 후 평이한 경기평을 하지만 그는 다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단련된 감독답게 차원이 다른 경기평을 한다.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56)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촌철살인의 명언을 쏟아내고 있다. 1월초 감독 계약 기자회견 때부터 가슴에 와 닿는 한마디 한마디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이기거나 진 경기 평을 할 때면 맥을 짚은 총평으로 경기 전체 내용을 복기한다. 대개 국내 감독들은 이긴 날은 그래도 경기 총평이 길지만 진 날은 간단하게 끝낸다. 패한 날에는 “할 말이 없다”, “공격이 제대로 안됐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끝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로이스터 감독은 패배한 후에도 패인을 정확하게 짚고 다음을 기약하는 멘트로 팬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긴 날에는 잘한 선수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음은 물론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 후 승패와 상관없이 20분 안팎으로 기자 전체 인터뷰 시간을 갖는다. 감독들은 전체 경기를 복기하며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다. 국내에서는 원정라커룸 등이 없고 언론 마감시간 등의 관계로 경기 후 짧은 촌평만이 가능한 실정이다. 오랜 기간 마이너리그 및 메이저리그 코치를 거쳐 2002년 감독대행으로 밀워키 브루어스 사령탑을 지낸 로이스터 감독도 마찬가지로 이런 과정을 거쳤다. 덕분에 로이스터 감독은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꺼려하지 않는다. 게다가 영리함도 갖춰 인상적인 코멘트를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이다. 로이스터는 짧은 한국무대 생활이지만 연일 촌철살인의 코멘트를 날리고 있다. 다음은 지금까지 로이스터 감독이 토해낸 인상적인 발언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모아보았다. “7위 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1월 9일 감독 계약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무대 데뷔 소감을 밝히면서. 지난 2년 연속 7위에 머물며 부진했던 팀을 맡았지만 목표인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밝힌 한 마디였다. “팀이 1000% 바뀌었다” -시즌 개막 후 연승행진을 펼칠 때 롯데가 작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100%보다도 더 강렬하게 와 닿는 1000%에 빗대어 평가했다. “122승 4패를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지난 15일 두산전서 4-10으로 대패한 후 선수들을 질책하기 보다는 오히려 칭찬하면서. 로이스터는 "우리가 잘하고 있지만 122승4패를 할 수는 없지 않나. 연패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 선수들이 어떻게 이겨낼지가 중요하다"며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우린 예전의 롯데가 아니다” -초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계속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지금의 롯데는 더 이상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예전의 롯데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선수들을 칭찬하고 있다. 이처럼 로이스터 감독은 칭찬과 긍정적 사고 유도로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덕분에 롯데는 초반 태풍의 핵으로 프로야구 흥행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로이스터가 앞으로 어떤 명언들을 더 쏟아낼지 궁금해진다. sun@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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