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관중 위한 철저한 구장 보안 '시급'
OSEN 기자
발행 2008.04.21 08: 59

'불청객'은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계획하고 바라던 일들을 그르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은 불청객의 등장으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9회초 SK 공격서 관중석서 그라운드로 돌입한 한 외국인 관중으로 인해 경기가 잠시 지연되었던 것이다. 홈플레이트를 밟고 1루를 거쳐 2루 베이스까지 밟았던 외국인 관중은 임채섭 2루심과 몸싸움을 벌인 뒤 3루까지 달리려다 두산 유격수 이대수와 보안 요원들에 '협살'당하며 그라운드서 자취를 감췄다. 홈 팀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3루측 외야 관중석 계단 쪽에서 내려와 그라운드로 들어온 듯하다"고 밝혔다. 다행히 이 관중은 자신만의 베이스러닝을 펼치는 데 집중해 선수들에 피해를 끼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그라운드에 진입한 경우였다면 상황은 어땠을까.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경기 흐름의 맥을 끊는 등 어이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프로야구 출범 초창기인 80년대에 비하면 응원하는 팀의 패배에 격분한 관중이 경기장에 진입하는 등 경기 지연을 초래하는 경우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19일의 광경이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는 공간 중 한 곳인 야구장서 보기 좋은 것이었다고는 볼 수 없다. 19일 두산-SK전은 결코 좋은 경기로 볼 수 없었다. 의도된 상황이 아니었더라도 경기 중 충돌로 부상 선수가 나왔고 부상을 당한 팀서는 빈볼을 던져 험악한 상황을 연출하는 등 '관중 모독' 수준까지 떨어졌던 경기였다. 여기에 관중의 난입으로 경기의 질적 수준은 더욱 크게 떨어졌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데 누군가 훼방을 놓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라운드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일터인 동시에 관중들의 여가 공간이다. 예기치 않은 불청객의 방해 없이 선수들은 동업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관중들은 이를 부담없이 즐기는 것이 최고의 야구 경기일 것이다. chul@osen.co.kr 지난 19일 잠실 두산-SK전 9회초 SK 공격 때 한 외국인이 그라운드에 난입하자 두산 유격수 이대수가 손목을 잡아 저지하고 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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