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롯데와 경기했으면 좋겠다". 롯데를 바라보는 우리 히어로즈 선수들의 시선은 부러움이었다. 히어로즈 선수들은 20일 목동 롯데전에 앞서 1루 원정 관중석을 바라보며 저마다 "우리 팬들은 아니지만 관중들이 꽉찬 경기장에서 야구를 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며 "우리 관중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팀은 비록 6연패 중이었고 1루 원정 응원석부터 관중들이 차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오히려 할 맛이 난다는 밝은 표정이었다. 이날 목동구장은 올 시즌 처음으로 꽉 들어찼다. 1만4000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목동구장의 최다 관중 기록은 롯데와의 3연전을 치르기 전까지 지난 1일 홈 개막전에서 기록한 4833명이었다. 그러나 이번 3연전 내내 이 기록은 바뀌었다. 18일 7797명, 19일에는 9477명. 1루 원정 응원석이 먼저 채워졌다. 조금 늦은 팬은 자리가 없자 홈 응원석인 3루쪽까지 넘어가 자리를 점령했다. 3루 덕아웃 바로 위에서 열렬한 응원을 보낸 히어로즈 홈팬들은 고립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전 현대 선수들인 히어로즈 선수들은 홈 구장을 수원으로 옮긴 지난 2000년 이후 이런 관중들을 접하기 힘들었다. 이 사이 세 차례나 우승을 했지만 관중 갈증은 해결되지 않았다. 당시부터 롯데의 성적이 바닥권을 기기 시작, 이날 같은 구름 관중은 꿈꾸기 힘들었다. 게다가 히어로즈 선수들은 목동구장에서 치른 이전 9경기(2만5306명) 보다 많은 관중을 이번 롯데 3연전(3만1274명)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도대체 롯데 홈구장은 몇 개야"라며 연신 싱글벙글하던 롯데 주장 정수근의 말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 이에 한 선수는 "분명 롯데가 잘해야 프로야구가 더욱 활성화되는 것은 맞는 말인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렇지만 맞붙는 팀 입장에서는 잘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롯데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폭발적인 관중의 호응을 자기 것으로 소화한 덕분일까. 6연패 중이던 히어로즈는 3개의 홈런을 포함해 15안타를 폭발시킨 끝에 12-4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선발승을 올린 황두성은 경기 후 홈 관중을 향해 "야구장을 자주 찾아주시면 열심히 보답하겠다"고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인사했다. 창단 과정에서 겪었던 온갖 시련들을 관중과 함께 씻어내고 싶은 히어로즈 선수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말이었다. letmeout@osen.co.kr 지난 20일 경기 중 롯데 응원단이 마해영을 연호하는 모습.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