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새 코너 ‘일밤생활백과 고수가 왔다(이하 ‘고수가 왔다’)’가 첫 방송 후 실제 기획부동산 종사자들의 항의에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방송은 7년간 기획부동산 업계에 종사한 음지의 고수가 출연해 기획 부동산에 속지 않는 비법을 소개했다. 죄책감으로 인해 기획 부동산 사업에서 은퇴를 했다고 말한 고수는 “기획 부동산 영업은 시나리오 영업과 같다”며 “여러 상황을 통해 상대방의 군중심리와 경쟁심리를 부추겨 속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교묘한 사업이다”고 밝혔다. 또 “기획 부동산에서 전화로 알려주는 토지 관련 정보의 80~90%는 거짓 정보”라며 “기획 부동산에서 개별 등기를 본인 소유로 해 주겠다는 말은 결국 그 땅의 개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과 같다”며 과욕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방송이 나간 뒤 네티즌들은 자칫 잘못하면 사기를 당할 수 도 있는 기획 부동산 사기가 많은 요즘, 방송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얻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기획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 날 방송은 부동산 업계 사람들을 모두 싸잡아 사기꾼으로 만들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며 “고수로 출연한 사람이 진정한 고수인지도 미심쩍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게시판에는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밝히며 방송에서 고수한 한 얘기들을 조목조목 따지며 비판한 부동산 업자도 있었다. 또한 27일 방송 예정인 ‘명당의 고수’ 편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게시판에는 ‘요즘 집값이 올라 가뜩이나 서민들 살기가 힘든데 명당 자리와 명당에 위치한 아파트를 공개하면 그 주변 시세가 올라가는 일은 불 보듯 뻔하다’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정도를 지키길 바란다’ 등 프로그램을 걱정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일밤'이 올해 방송 20주년을 맞아 야심 차게 준비한 '고수가 왔다'는 대한민국 초미의 관심사인 부동산, 내집 마련, 자녀교육, 취업, 범죄 등 생활에 관련된 아이템을 통해 각 분야의 고수를 찾아 노하우를 배워보는 코너이다. 정보와 오락이 가미된 고품격 알짜 생활 버라이어티를 지향하는 ‘고수가 왔다’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일밤’의 새 구원투수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icky33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