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달인, 그에게 2% 부족한 것?
OSEN 기자
발행 2008.04.21 11: 15

개그맨들도 칭찬하고 시청자들도 좋아하고 ‘개그 콘서트’ 담당 PD도 대견스러워 하는 코너 ‘달인’.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바로 ‘유행어’의 부재다. 김병만, 류담, 노우진이 연기하는 ‘달인’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다. ‘16년 동안 한번도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는 오한 김병만 선생님’ ‘16년 동안 1초도 쉬지 않고 까불어 오신 맴매 김병만 선생님’ ‘16년 동안 느끼한 음식만 먹어 오신 얼큰 김병만 선생님’ 등 ‘16년 동안~’으로 시작하는 ‘달인’은 엉뚱한 분야의 엉터리 달인과 그의 수제자 이야기다. 작년 12월 코너와 코너를 이어주는 ‘브리지’로 시작한 ‘달인’은 어느새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로 자리 잡았다. ‘달인’에는 다양한 웃음 코드가 산재한다. 허풍쟁이 김병만, 바보 수재자, 이들이 엉터리라는 것을 밝혀 웃음의 포인트를 찾아주는 사회자 등 캐릭터가 있다. 청양고추, 식용유 등을 군말 없이 입에 털어 놓고도 아무렇지 않는 척 하는 김병만의 몸 개그가 있고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있다. 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무술을 연마해 오신 무술의 달인 ‘흰띠’ 김병만 선생님” “세계 최고의 폐활량을 자랑하시는 폐활량의 달인 ‘콜록’ 김병만 선생님” “화를 내신 적이 없는 참을 인의 달인 ‘뚜껑’ 김병만 선생님” 등 말장난도 있다. 매주 다른 콘셉트로 시청자를 사로 잡은 것은 물론이고 동료 개그맨들 사이에서도 칭송이 자자하다. 그러나 ‘개그콘서트’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김석현 PD는 “ ‘달인’이 정말 재미있는 코너임에도 불구하고 2% 아쉬운 점은 일상에서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코너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유행어나 대표 캐릭터가 없으면 대중적인 사랑 받기 힘들고 수명이 길 수 없다. ‘갈갈이 삼형제’에서 박준형은 ‘무를 주세요’를 히트 시켰고 이수근의 ‘고음불가’는 노래방 단골 손님이 됐다. ‘마빡이’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연예인까지 따라했으며 명절에는 특집 프로그램까지 편성됐다. ‘옥동자’ 정종철의 “얼굴도 못 생긴 것들이 잘난 척 하기는”, 세바스찬 임혁필의 “나가 있어” 등의 유행어는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했다. ‘달인’은 사람들 사이에서 “정말 재미있더라” 정도로 회자될 수 있지만 따라하기는 힘들다. ‘16년 동안 ~해 오신’으로 따라하기엔 너무 많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다양한 개그 요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는 ‘달인’이 ‘국민코너’로 부상하지 못하는 것은 이렇다할 유행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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