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영우가 좌익수를 맡게 된 것이 커”. 한화의 2008년형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지난주를 기점으로 완전 폭발하고 있다. 지난주에만 10홈런을 쏘아올렸다. 특히 3년차 지명타자 김태완이 지난주에만 타율 3할1푼6리·3홈런·7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한화 김인식 감독은 베테랑 이영우(35)에게 공을 돌렸다. “공격이 살아난 것은 이영우가 외야수비를 맡게 된 것이 크다. 그럼으로써 김태완을 지명타자로 쓸 수 있고 공격 활로를 찾게 됐다”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이영우의 수비 복귀가 전체 팀 타선의 효율성 극대화를 부른 것이다. 이영우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시즌 개막 후에도 한 동안 외야수비에 나설 수 없었다. 타격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수비를 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었다. 김태균이 옆구리 부상에서 컴백한 뒤 김태완은 대타로 밀려났다. 하지만 지난 12일 대전 삼성전부터 이영우는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재활에 대한 의지로 부상 회복 속도가 빨랐고, 수비를 볼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이다. 김태완도 이날 경기에서부터 붙박이 6번 지명타자로 타격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좌익수 복귀 못지않게 이영우의 1번 톱타자 복귀도 한화에게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한화는 개막 후 1~2번 테이블세터의 부진이 고민거리였다. 중심타선의 폭발력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았지만 밥상을 차려줄 톱타자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영우가 톱타자로 복귀하기 전까지 한화는 1~2번 테이블세터 출루율이 2할3푼5리로 최하위였다. 고동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갔고, 김수연·추승우·이여상이 번갈아가며 1번으로 기용됐으나 기대이하였다. 김수연은 1경기에서 4타수 1안타에 그쳤고, 고동진은 2경기에서 10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6경기에 톱타자로 선발출장한 추승우도 25타수 3안타, 타율 1할2푼으로 부진했다. 이여상도 2경기에서 6타수 1안타. 그나마 덕 클락이 2경기에 톱타자로 기용, 9타수 4안타로 활약했을 뿐이었다. 한화의 1번 톱타자는 자동아웃에 가까웠고, 클락이 3번 타순에서 4~6번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밥상을 차리는 실질적인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2일 대전 삼성전부터 이영우가 외야 수비에 나서며 1번 톱타자로도 원대 복귀했다. 이영우는 1번 톱타자로 기용된 7경기에서 27타수 9안타, 타율 3할3푼3리로 맹타를 휘둘렀다. 볼넷은 2개밖에 얻지 않았지만, 특유의 적극적인 타격으로 출루하며 중심타선에 기회를 제공했다. 1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터뜨릴 정도로 꾸준했다. 이영우가 톱타자로 출장한 7경기에서 한화도 5승2패의 호성적을 냈다. 이영우는 한화 야수로는 신경현과 함께 유이하게 현역으로 남아있는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멤버다. 당시 신경현은 1군 전력이 아니었지만, 이영우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당당한 1번 톱타자였다. 수비에서도 좌익수로 중견수 제이 데비이스, 우익수 송지만과 황금의 외야라인을 형성했다. 우승멤버들이 모두 팀을 떠나거나 유니폼을 벗었지만 이영우는 지금도 1999년처럼 1번 톱타자 겸 좌익수로 활약 중이다. 두드러지지 않지만 보이지 않게 한화에 큰 힘이 되고 있는 이영우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