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구의 달인' 전병호(35, 삼성)가 마지막 시험 등판에서 선동렬 감독의 믿음을 되찾을까. 직구 최고 구속이 120km 내외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노련한 투구로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전병호는 올 시즌 상대 타자들에게 투구 패턴을 노출 당해 1승 2패(방어율 6.61)에 그쳤다. 지난 달 30일 대구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1피안타 3볼넷)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따낸 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11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전병호는 1회 심정수의 좌월 3점 홈런 등 타선의 도움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예고했으나 3⅓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렸다. 팀이 8-6으로 승리했지만 선발승을 따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 22일 대구 두산전은 전병호에게 마지막 기회나 다름 없다. 선 감독은 전병호에 대해 "몇 차례 지켜 보고 안 되면 2군에 보낼 수 있다"고 선전포고한 상태. 이날 경기에 올 시즌 운명이 좌우되었다고 표현할 만큼 그에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병호의 부활투를 위해 타선의 도움도 필수 요건. 8개 구단 가운데 팀 타율 최하위(2할4푼1리)를 기록 중인 삼성의 방망이가 터져야만 승산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경기에서 후속타 불발로 득점 찬스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타자들의 연쇄 부진 속에서 외국인 타자 제이콥 크루즈(35)의 부활 조짐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크루즈는 20일 대구 LG전서 1-5로 뒤진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봉중근의 137km 짜리 직구를 받아쳐 시즌 1호 좌중월 솔로 아치를 신고했다. 78타석 만에 짜릿한 손맛을 만끽한 크루즈가 이날 경기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고개 숙인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와의 주말 3연전에서 1승 2패를 당한 두산은 우완 김명제(21)를 선발 투입한다. 올 시즌 세 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1패(방어율 3.14)를 기록 중인 김명제가 두 번째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개인 통산 200홈런을 2개 남겨둔 두산 4번 타자 김동주(32)의 기록 달성 여부도 팬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이다. what@osen.co.kr 전병호-김명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