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마무리투수 불신시대가 도래했다. 삼성과 SK를 제외한 나머지 6개팀들의 마무리투수들이 모두 블론세이브 또는 구원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SK 정대현도 피안타율이 무려 3할5푼이나 된다. ‘삼성 오승환 유일론’이 나올 정도. 그 오승환마저도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마무리 불신시대의 도래로 그만큼 허리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든든한 구원투수들을 다수 보유한 팀들은 마무리 불신시대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마무리보다 더 든든한 허리들을 주목한다. 조웅천(SK, 방어율 0.00 WHIP 0.95) 37세의 노병은 죽지 않았다. SK 막강 허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사이드암 조웅천이 올해도 변함없는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11경기에 구원등판해 1패를 기록했지만 2세이브 3홀드를 기록했다. 방어율이 제로이며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95밖에 되지 않는다. 피안타율도 1할5푼에 불과하다. 6명의 주자를 승계받았지만, 한 명도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아 승계주자 실점률도 제로다. 구위가 압도적이지 않지만, 정교한 제구력으로 탈삼진도 많이 잡아내고 있다. 12⅔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에서도 조웅천을 따라갈 자가 없다. 정우람(SK, 방어율 0.90 WHIP 0.60) 더 이상 제구력 난조 또는 판정 불만으로 눈물 훔치는 정우람은 없다. 좌타자 전문 원포인트 릴리프를 넘어 최고의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10이닝을 던져 1승 5홀드를 기록 중이다. 방어율과 이닝당 출루허용률 모두 0점대로 짠물피칭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피안타율도 1할3리. 정우람의 가장 돋보이는 점은 주자가 있을 때 빛을 발했다는 사실이다. 13명의 주자를 넘겨받았지만 득점으로 이어진 것은 한 차례밖에 없었다. 승계주자 실점률이 7.7%에 불과하다. 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제구가 향상된 것이 호투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재복(LG, 방어율 1.13 WHIP 0.63) 리그 최고의 마당쇠로 탄생할 조짐이다. LG 우완 정통파 정재복이 올 시즌 팀의 믿을맨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LG는 마무리 우규민 앞에서 부담을 덜어줄 프라이머리 셋업맨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이는 우규민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정재복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8경기에서 1승1패5홀드 방어율 1.13을 기록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점대. 피안타율은 1할도 되지 않는 6푼3리다. 9명의 승계주자를 받았지만, 실점은 없었다. 정재복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짧게는 1이닝, 많게는 3⅔이닝도 던질 수 있다는 것도 강점. 큰 신장(192cm)에서 내리꽂는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이 경기 종반 타자들에게 큰 압박을 주고 있다. 정찬헌(LG, 방어율 1.32 WHIP 1.39) 강력한 신인왕 후보 정찬헌도 정재복과 함께 LG 허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이른바 ‘J-J 라인’이다. 가요계에서 JJ가 뜨고 있다면 LG에는 J-J 라인이 있다. 정찬헌은 9경기에 등판해 2승1패1홀드를 기록 중이다. 방어율은 1점대이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불펜투수치곤 높은 편이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62.5%로 높은 편. 하지만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운 구위로 과감하게 정면승부하고 있다. 13⅔이닝 동안 탈삼진을 15개나 잡아냈다. 9이닝으로 환산할 경우, 무려 9.87개라는 높은 수치가 나온다. 김재박 감독은 승부처 때마다 정찬헌을 올리길 주저하지 않고 있다. 정재복에 정찬헌까지 가세한 LG 허리진이다. 마무리투수 우규민은 조금 더 잘해야 한다. 이재우(두산, 방어율 0.79 WHIP 0.97) 2005년 홀드왕에 빛나는 이재우가 2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컴백했다. 원조 J-J 라인에서 이재영이라는 한 쪽 귀퉁이가 떨어졌지만, 이재우는 건재하다. 시범경기 부진을 딛고 팀에서 가장 든든한 셋업맨으로 재탄생했다. 13경기에서 0점대 방어율과 이닝당 출루허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도 딱 2할. 1⅓이닝 동안 11탈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두둑한 배짱과 정면승부는 여전하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23.1%로 준수한 편이다. 임태훈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이재우가 허리진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어 김경문 감독이 한시름 덜고 있다. 권혁(삼성, 방어율 0.00 WHIP 0.32) 파이어볼러 권혁을 빼놓고는 최고의 허리를 논할 수 없다. 올 시즌에도 권혁은 언히터블에 가까운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다. 8경기에서 1승3홀드. 방어율은 제로이고,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점대다. 더욱 놀라운 건 피안타가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30타자와 상대하는 동안 단 한 명에게도 안타를 맞지 않았다. 당연히 피안타율은 제로다. 대신 탈삼진은 변함없이 많이 잡아내고 있다. 9⅓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은 9.64개. 삼성에는 오승환이라는 험준한 산이 있지만, 산 중턱에 권혁이라는 무서운 사자가 있다. 기타 후보들 롯데는 구원투수 방어율이 2.89로 삼성(1.95) 다음으로 좋다. 강영식과 김일엽이 든든하게 허리를 지키고 있는 덕분이다. 강영식은 원포인트 릴리프를 넘어 필승계투조로 승격됐다. 9경기에서 1승1패2홀드 방어율 1.93 WHIP 0.64 피안타율 1할2푼5리로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해외 복귀파 김일엽도 7경기에서 1승2홀드 방어율 1.69 WHIP 1.21로 강영식과 쌍돛대를 이루고 있다. 반면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두산 임태훈은 4홀드 WHIP 1.05를 기록하고 있지만, 방어율 5.11로 주춤하고 있다. 블론세이브도 1개 있다. 한화 안영명도 블론세이브가 1개 있고, 방어율도 3.48로 평범하다. 하지만 WHIP(1.06)·피안타율(0.216)은 준수하다. KIA에서는 임준혁이 8경기에 등판해 1승1홀드 방어율 1.80 WHIP 1.10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리 히어로즈에서는 조용훈이 3홀드를 올렸지만, 방어율(4.50)·WHIP(1.50) 등이 지난해만 못하다. 조웅천-이재우-정재복-권혁.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