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별종 외국인 타자 윌슨 발데스(30)는 성공한 것인가. 발데스는 KIA의 붙박이 유격수로 전경기에 출전했다. 19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66타수16안타), 1홈런, 7타점, 7도루, 2루타 4개, 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2할6푼1리로 다소 부진하다. 유격수로 2개의 실책을 범했다. 타순도 여러 곳을 전전했으나 최근 들어 2번으로 고정 출연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희생타로 8개 구단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6개다. 도루는 공동 3위. 대개 외국인 타자라면 슬러거를 떠올리지만 아주 특이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중심타선에 들어올 수 없는 타자. 그래서 발데스를 별종 용병타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오프 시즌 발데스를 영입하면서 세 가지 이유를 밝혔다. 팀 주전 유격수 공백 상태이고 스피드 야구를 위해서 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홈런이 없더라도 타율 2할7~8푼 정도면 족하다는 기대를 했다. 개막후 성적을 보면 도루와 수비 두 가지 조건을 맞았지만 타격은 미흡하다. 발데스의 영입에는 아주 특별한 전제조건이 깔려 있었다. 장성호 최희섭 나지완 또는 김주형, 이현곤 등이 모두 제 몫을 해야 된다는 조건이었다. 특히 최희섭은 절대 키맨이었다. 이들 중심타자들이 힘을 발휘한다면 발데스가 설령 타격에 문제를 드러내도 눈감아 줄 수 있다는 게 조범현 감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개막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달랐다. 중심타자 최희섭의 부진과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와 득점타 빈곤이 겹치며 8개 구단 가운데 최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력의 저하는 투수력 슬럼프로 이어졌고 결국 팀은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룸바(우리) 클락(한화) 가르시아(롯데) 등 다른 팀의 슬러거 용병타자들이 펑펑 홈런을 치고 유유히 다이아몬드를 돌 때 발데스는 희생번트 또는 기습번트를 대고 죽을 힘을 다해 뛰고 있다. 팀 내 야수 가운데 가장 열심히 하기 때문에 탓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발데스가 하루 아침에 홈런타자로 진화하기는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물론 최희섭이 살아나고 김주형의 장타가 불을 뿜으면 문제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 때까지 KIA는 장타력 고민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발데스를 보는 시선이 참으로 복잡해지고 있다. sunny@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