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굴욕 딛고 역전극을 불렀다
OSEN 기자
발행 2008.04.22 21: 51

굴욕에서 역전극까지.
개막 이후 조용히 보내고 있는 KIA 노장선수 이종범(38)이 모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처음에는 수비실수와 주루미스로 울쌍을 지었다. 그러나 마지막엔 상대실책을 유발하는 타구를 날려 역전극을 연출하며 웃었다.
7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이종범. 4회초 수비에서 정성훈의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를 공을 쫓다 허공에서 놓쳐버렸다. 조명탑으로 사라진 공은 이종범이 서있던 오른쪽 옆으로 떨어졌다. 2루타로 돌변했으나 다행히 투수 윤석민이 후속타를 맞지 않아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5회말 방망이로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2-1로 앞선 가운데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진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출했다. 여차하면 홈을 파고들 기세. 그러나 아뿔사. 다음타자 차일목의 헛스윙 삼진 때 귀루 도중 미끌어졌다.
무조건 아웃 타이밍. 그런데 다행히 우리 3루수 정성훈의 태그동작이 매끄럽지 못해 어렵사리 세이프가 됐다. 정성훈의 글러브를 교묘하게 피하는 동작이 절묘했다. 피하는 동작이 우스꽝스러워 이종범도 웃고 광주일고 후배 정성훈도 웃었다.
6회초 1사후에서도 전준호의 잘맞은 타구때 펜스 플레이 미숙으로 3루타를 만들어주었다. 후속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다. 수비는 아직 녹슬지 않은 이종범이었지만 이날은 베테랑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데 짖궃게도 절호의 찬스가 이종범에게 주어졌다. 2-3으로 패색이 짙은 8회말 김원섭의 우중간 3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2사3루에서 이종범이 타석에 들어섰다. 우리 덕아웃에서 우완 전준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종범은 전준호의 초구를 받아쳐 투수 옆으로 빠지는 타구를 날리고 전력질주했다. 놀란 우리 유격수 황재균은 서둘렀고 볼이 손에서 빠지면서 1루수 키를 훨씬 넘기는 악송구를 범하고 말았다. 기록은 실책이었지만 결승점을 뽑았고 모처럼 관중석에서는 "이종범!"을 연호하는 우렁찬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종범은 "(6회)전준호의 타구는 워낙 잘 맞아서 잡을 수 없었지만 넥스트 플레이가 아쉬웠다. (4회)정성훈의 타구는 조명탑에 볼이 들어가 안보였다. 최근 방망이를 짧게 잡고 정확하게 맞추는데 집중하니 타구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범의 타율은 1할9푼4리. 그래도 이날은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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