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가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를 거두며 어느덧 단독 4위까지 올라왔다.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파괴력과 이영우의 톱타자 복귀 그리고 선발진의 안정이 상승세 비결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힘’ 베테랑 주전 유격수 김민재(35)를 빼놓고는 한화의 상승세를 설명하기 어렵다.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김민재는 공수양면에서 한화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활약하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건 타격이다. 올 시즌 21경기에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김민재는 68타수 19안타, 타율 2할7푼9리를 기록하고 있다. 8개 구단 전체 유격수 가운데 황재균(우리·0.313)-나주환(SK·0.311) 다음으로 높은 타율이다. 하지만 황재균은 내야수비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고, 나주환은 불의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공수겸장 유격수’ 박진만(삼성)도 시즌 초반에는 타율 2할4푼2리로 신통치 못하다. 김민재는 21경기 중 20경기를 9번 타자로 선발출장했다. 6번 타자로 지난 2일 목동 히어로즈전을 제외하면 9번 타자로 나온 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를 기록했다. 10경기 이상 9번 타자로 선발출장한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특히 김민재는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득점권 타율이 정확히 5할로 당당히 리그 전체 공동 3위에 랭크돼 있다. 득점권에서 16타수 8안타 2볼넷으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김민재의 진정한 가치는 수비에서 빛을 발한다. 나주환과 함께 8개 구단 주전 유격수 가운데 유이하게 실책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수비력은 단순히 실책숫자로 표시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김민재의 수비는 예부터 정평이 나있다. 지난 2006년 김민재가 FA가 되어 한화로 이적한 후 화약고와 같았던 한화 내야진이 단숨에 ‘그물망’ 수비가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최근 한화의 상승세에도 김민재의 수비적인 역할이 크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이영우가 지난 12일 대전 삼성전부터 좌익수 수비를 맡고 있지만, 어깨 상태가 완전치 않아 송구에 문제가 있다. 하지만 유격수 김민재가 이영우의 수비범위까지 커버해줌으로써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영우의 좌익수 수비 기용은 김태완의 붙박이 지명타자 출장으로도 이어졌다. 김민재의 공이 크다. 김민재는 지난 6일 대전 KIA전에서 장종훈-전준호-김동수에 이어 프로야구 사상 4번째로 1900경기에 출장했다. 23일 현재까지 총 1913경기에 출장했다. 올 시즌 내로 대망의 2000경기 출장이 기대되고 있다. 시즌 전 목표로 부상없이 전경기를 뛰는 것을 삼았던 김민재였다. “한화가 공공의 적이 될 수 있도록, 감독님 입가에 미소가 흐르도록 하겠다”는 주장으로서의 목표도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어느덧 프로 18년차 베테랑이 됐지만 여전히 공수양면에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는 김민재. 한화 상승세를 논하는 데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