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우캄프(바르셀로나), 이건 특파원] 박지성(27)은 지난 2월 '인사이드 유나이티드', '레드뷰' 와 인터뷰에서 '미드필더의 요건'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당시 박지성은 미드필더에 대해 "수비에서 공격까지 공이 자연스럽게 배급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임무를 띤 포지션" 이라고 답했다. 그로부터 2달 여 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노우캄프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 나선 박지성은 자신이 말했던 바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현장에서 직접 본 박지성은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100% 완수했다. 이날 맨유는 4-4-2 시스템으로 나섰으나 실질적으로는 4-5-1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원톱에 호나우두를 세운 후 좌우 측면에 박지성과 루니를 배치한 것. 박지성은 왼쪽에서 에브라와 호흡을 맞추었다. 그는 에브라와 더불어 바르셀로나의 핵심 선수인 리오넬 메시 봉쇄에 나섰다. 박지성과 에브라는 메시를 마크했고 메시에게 공격 포인트를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42분 좋은 협력 플레이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킨 후 두 선수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 단적인 예였다. 박지성에게 부여된 임무는 비단 수비만이 아니었다. 공격에 공이 자연스럽게 배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 박지성은 공수를 오가는 움직임으로 공격을 지원했다. 맨유가 반적으로 수비에 집중했기에 날카로운 이렇다 할 상황이 없었지만 전반 30분 헤딩슛이나 호나우두에게 연결되는 패스, 그리고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움직임은 팀에 큰 도움을 주었다. 경기 후 박지성은 라이언 긱스, 호나우두 등 주요 선수들과 서로 포옹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음에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비록 빛나는 보석은 아니었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박지성은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을 다시 한 번 재확인했다. bbadagun@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