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야구계, ‘어른들 싸움에 애들 다칠라’
OSEN 기자
발행 2008.04.24 09: 41

두산 김경문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간의 ‘1차대전’ 감정싸움에 LG 김재박 감독이 개입하면서 ‘2차대전’으로 번졌다. 일단 전쟁이 커지면서 김인식 한화 감독을 비롯한 타구단 사령탑이 ‘중립적’ 태도를 취해 싸움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 조짐이다. 대전 당사자들도 말을 아끼며 더 이상 확전을 피하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중 김재호의 2루 슬라이딩 사건으로 전쟁을 촉발시킨 김경문 두산 감독은 삭발에 가깝게 머리를 단정한 후 “모두가 내 탓이다”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올 초 대표팀 김경문 감독을 향해 소속팀 선수(김광현,정대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며 감정싸움의 포문을 열었던 선배 김성근 감독도 더 이상 확전을 원하지 않는 태도이다. 김성근 감독은 김재박 감독이 ‘SK 내야수들이 지난 해부터 2루 베이스를 막고 있다. 일본인 코치가 그렇게 가르치는 것 같다. 7개 구단이 벼르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몹시 분개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노코멘트’로 일관해오고 있다. 김재박 감독도 SK 구단 차원의 공개 해명 요구에 ‘할말이 없다’며 무대응하고 있어 전쟁이 더 이상 커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물론 SK 구단이 계속 물고 늘어지면 전쟁은 가라앉지 않고 계속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사령탑들이 더 이상의 싸움을 원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야구계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령탑들간의 감정싸움이 계속되면 자칫 선수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지 SK 유격수 나주환이 두산 김재호의 스파이크에 찍혀 3주 진단의 부상을 입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2루에서 발발한 싸움이 이후 SK 투수 김준의 두산 타자 유재웅을 맞히는 빈볼로 번졌지만 유재웅이 두산 벤치를 진정시키면서 조용히 넘어갔던 것처럼 더 이상의 확전은 위험천만하다. 감독들의 감정싸움에 선수들까지 흥분하게 되면 자칫 선수생명까지 담보가 되는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몸이 전재산인 프로 선수들이 빈볼이나 그라운드 몸싸움에 말려들어 불의의 사고가 터지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수 있다. 빈볼은 그만큼 선수생명에 치명적인 결정타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감정싸움의 산물인 빈볼로 선수생명이 끝나는 선수가 나올 경우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감독, 구단, 선수 모두 책임질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선수생명까지 위협받는 감독들간, 구단간 싸움은 경계해야 한다. “나같으면 직접 전화를 해서 따지고 말겠다”는 김인식 한화 감독의 말처럼 이제는 감독들이 평정심을 되찾고 야구계 일은 야구계에서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언론도 선수생명이 담보되는 감독들간, 구단간 감정싸움을 부추기는 듯한 보도는 지양해야 할 때이다. sun@osen.co.kr 지난 19일 잠실경기 중 SK 유격수 나주환이 두산 김재호의 2루 슬라이딩 때 유니폼이 찢겨지며 무릎부상을 입는 장면.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