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은 비롯 못 탔지만 아버지께 우승반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통합 우승을 위해 1승만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원주 동부 이광재(24)가 우승을 하고 싶은 남다른 이유를 털어놓았다. 고려대와 삼성전자서 활약한 아버지 이왕돈(50) 씨가 구단 사무국 직원이던 지난 1990년 전지훈련지서 잠을 자다 뇌출혈을 일으켜 가까스로 살아난 뒤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 농구 선수 출신이라 힘든 훈련 과정이나 어려운 점을 잘 알고 있는 아버지께 그는 "우승반지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지난 24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점슛 2개를 포함해 16득점을 올린 이광재는 삼성 추격에 물을 끼얹으며 팀을 우승 문턱까지 올려놓았다. 아버지가 경기장을 찾지 않았지만 그는 "삼성하면 아버지가 생각나서 좀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몸이 가벼웠던 이유를 말했으며 "부담을 안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팀에 잘하는 형이 많아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며 자신의 플레이를 겸손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광재가 농구공을 처음 잡게 된 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태평양화학 시절 부동의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어머니 홍혜란(50) 씨의 권유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때 달리기 대회에 나가면 선수도 아니었는데 입상도 하고 그래서 삼광초등학교로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고 밝힌 이광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지만 아버지보다는 어머니 권유가 컸다"고 사연을 밝혔다. 또한 여동생 이유진(18)도 삼성생명 소속이라 이번 챔피언결정전 상대인 삼성과 인연이 깊은 집안이지만 이광재는 아버지께 "사랑한다.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힘을 낸다. 집안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은 이광재가 그의 소망처럼 우승반지를 아버지께 바칠 수 있을지 그의 플레이가 관심이 가는 이유다. 7rhdw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