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겨야 사는' 공개 코미디, 개그맨들의 처절한 몸부림
OSEN 기자
발행 2008.04.24 21: 08

공개코미디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가장 객관적인 판단의 지표가 될 수밖에 없는 시청률 면에 있어서도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빨리 변화하고 있는 시청자와 관객들의 입맛에 대응하기 위한 개그맨들의 몸부림이 처절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KBS ‘개그콘서트’의 정종철, 박준형, SBS ‘웃찾사’의 리마리오 이상훈이 MBC ‘개그야’로 무대를 옮긴 가운데 이상훈이 선보인 ‘뱀, 뱀파이어’가 방송 2주 만에 폐지돼 화제가 됐다. 첫 방송 직후 ‘웃찾사’의 ‘비둘기합창단’에서 선보였던 느끼한 리마리오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큰 호응을 얻지 못하자 2주만에 과감히 폐지가 결정된 것. 현재 리마리오는 100회 특집 때부터 새롭게 선보일 또 다른 코너를 준비 중에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대중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호응을 얻지 못하는 프로그램은 단 1분, 1초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재미없으면 곧바로 채널을 돌려버리기 일쑤인 요즘 같은 경쟁시대에서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코너에게 몇 분씩 방송시간을 할애해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준형은 ‘개그야’에 투입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계속 다른 코너를 보여드릴 생각이다. 예전에는 코너를 선보이고 난 후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지나야 반응이 나오곤 했는데 요즘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워낙 반응이 빨라져 한번만 선보여도 좋은 코너인지 아닌지 바로 나온다. 어차피 대중을 웃기기 위해서 개그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이 마음에 안 들어하신다면 곧바로 다음 코너로 바꿀 생각”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점점 빨리, 그리고 점점 높아지고 있는 대중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개그맨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코너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활동을 해야만 한다. 현재 잘 나가는 코너를 쥐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것. 2,3개 이상의 여유 아이템을 준비해놓고 있어야 만일의 사태에 대처할 수 있다. 한번 쓴 개그아이템은 휴지조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그맨들의 고충은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공개코미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박준형은 “무조건 많이 웃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언론에서 방송 3사 개그프로그램을 놓고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시는데 ‘개그콘서트’, ‘웃찾사’, ‘개그야’ 모두 다 잘돼야한다”며 “지금 같은 경우는 리얼버라이어티가 대세이기 때문에 공개코미디가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흐름은 흘러가기 마련이니까 다시 공개코미디를 좋아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무조건 웃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개그 전쟁 속에서 관객의 기대치에 부응해야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무대 위에 오르는 개그맨들의 처절한 싸움은 오늘도 계속된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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