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10승 올린 기분이에요". 올 시즌 초반 회춘 모드를 보이고 있는 SK 베테랑 투수 김원형(36)의 짧으면서도 강한 메시지가 담긴 경기 후 소감이었다. 김원형은 24일 문학 롯데전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1사구로 무실점,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거뒀다. 최고 구속은 143km가 찍혔고 총 투구수는 76개를 기록했다. 이로써 김원형은 시즌 2승 1패 0.59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선발승은 지난해 4월 8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1삼진 2실점을 기록한 이후 1년여만에 처음이다. 선발승으로 통산 124번째 승을 따냈다. 김원형의 이날 승리는 미리 준비해 둔 '유비무환' 덕분이었다. 감기 증상으로 등판이 힘들었던 레이번 대신 갑작스럽게 선발 통보를 받은 김원형은 지난 8월 19일 광주 KIA전 이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에 나섰다.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각종 변화구로 직구 타이밍의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그는 경기 후 "캠프 때는 선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발로 시즌을 맞이할지 못한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시즌에 들어가면 분명히 선발진에 구멍이 날 것이고 내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조금씩 준비해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왔다"고 기뻐했다. 또 예상보다 일찍 교체된 것에 대해 "오랜만에 선발로 나온 것에 대해 감독님께서 알아서 배려해준 것 같다"며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교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친구' 박경완(36)에 대해서도 "경기 전부터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할테니 준비하라고 했다"며 "오랜만에 나가도 역시 내가 무엇을 던질지 벌써 알고 사인을 내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참답게 김원형의 머릿 속에는 팀이 최우선이었다. 김원형은 "주장 이호준 대신 주장 역할을 하라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지만 다들 알아서 하니 신경쓸 게 없다"면서 "빨리 호준이가 돌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오늘 김원형이 잘 던졌다"면서 "앞으로도 선발 자리가 빌 경우가 생기면 던지게 하겠다"고 신뢰를 나타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