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도 할 말은 있었다
OSEN 기자
발행 2008.04.25 05: 26

[데스크의 눈]아직 진실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 불거진 톱스타 최민수의 70대 할아버지 폭행 시비와 관련해서다. 사실이 어쨋던 간에 최민수가 잘못한 건 분명하고 본인도 기자회견을 자청, 공식적으로 반성을 했다. 그러나 처음 보도대로라면 살인 미수로 구속되야할 이번 사건의 정황에 대한 의문점이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는 중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민수의 소속사 이순열 대표와 24일 밤 어렵게 통화를 했다. 그는 다짜고짜 기자에게 "사건을 처음 맡은 경찰 지구대와 조사를 담당한 용산서 강력반에서 경위 발표를 해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왜? 지난 21일 오후 발생한 최민수의 폭행 시비에 대한 첫 보도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최민수가 73살 유모씨와 욕설을 주고 받다가 주먹을 휘둘렀고 자신의 차량에 매달린 유씨를 200m 이상 끌고 갔으며 등산용 칼로 위협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행위는 당연히 살인미수에 준하는 강력 범죄다. 서울 이태원 백주대로에서 벌어진 일이고 '모래시계'의 최민수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이 드물었던 만큼이나 목격자도 많았다. 사건 발생 당시, 관할 지구대에서 조용히 처리되는 듯 했던 이번 사건은 이틀 뒤 용산서 강력반에 목격자의 인지 신고가 접수되면서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중년의 남성 톱스타가 70대 노인을 인정사정 볼 것없이 때리고 차에 매단채 달렸다니 그냥 넘어갈 일인가.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최민수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사실과 다른 점이 적어도 세 가지는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첫째, 시비가 생긴 건 맞지만 최민수가 유씨를 폭행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차가 밀리는 상황에서 막말 끝에 멱살잡이가 있었지만 옷이 찢어진 쪽은 최민수라는 주장이다. 운동으로 다져진 최민수가 70대 유씨를 진짜 때렸을 경우 어떻게 상처 하나 없을 수 있냐 고 되물었다. 이에 대한 증명은 지구대가 해줄 것으로 자신했다. 당시 최민수와 유씨는 지구대로 함께 가서 화해를 했고, 유씨가 최민수를 알아보고는 "당신의 아버지를 잘 안다"며 별다른 피해가 없다는 진술서를 경찰에게 제출했다는 주장이다. 둘째, 최민수가 칼을 들어 유씨를 위협했고 수백 m를 차에 매단 채 끌고갔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얼마나 많이 다쳤을텐데 바로 병원에 가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셋째, 사건 뒤 최씨가 도망간 게 아니고 양자가 원만하게 화해를 했다는 것이다. 지구대에서 유씨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확인서를 써줬고 서로 부둥켜 안기까지 한 다음에 헤어졌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표면화된 건 용산서가 목격자 신고로 23일 조사를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 대표의 주장은 이 때부터 모든 상황이 이상하게 바뀌기 시작했고 용산서에서 정확한 정황을 알리지 않아 오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24일 밤 용산서로 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었지만 서측은 담당 형사들이 퇴근했다는 이유로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했다. 유씨의 가족은 24일 오후 9시께 유씨 소유 이태원의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간단한 기자회견을 갖고 "(유씨가)최민수에게 구타를 당했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오후 9시 50분께 최민수 역시 서울 신사동 현진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나 자신을 용서 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구했다. 하지만 “내가 흉기라든지 도주, 폭행했단 얘기는 차후에 밝혀지겠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나를 용서하지 마라"고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양측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건을 담당한 용산서 강력반의 정확한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여론의 향방이 가려질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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