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새 구단으로 이적하자마자 방출 통보를 받는 심정은 어떨까. 아무리 선수를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구단에 있다지만 이번 경우는 너무 심했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슽레틱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좌타 1루수 댄 존슨을 영입했다. 오른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동안 출장이 어려워진 중심타자 카를로스 페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존슨을 클레임한 지 하루 만인 24일 탬파베이는 그를 방출대기 조치하면서 퇴출 통보를 했다. 고작 하루 쓰자고 미 대륙 서쪽 끝에서 뛰던 선수를 영입한 것이다. 탬파베이는 대신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외야수 게이브 그로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로스 역시 좌타자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이번 조치에 대한 탬파베이의 해명은 다음과 같다. '우선 우려했던 페냐의 부상이 갑자기 나아졌다. 부상자명단(DL) 등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페냐는 멀쩡히 라인업에 복귀해 경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외야수 보강을 위해 그로스를 영입했는데, 이러다 보니 메이저리그 25인 명단에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결국 페냐와 1루수이자 왼손타자로서 '쓸모가 없어진' 존슨을 내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구단 인사들은 크게 당황하고 있다. 앤드루 프리드먼 운영담당 부사장은 "우리가 존슨을 무시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번 조치는 우리가 피했으면 좋았겠지만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가 그를 클레임할 때는 바로 뒤에 일어날 일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매든 감독은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 존슨에 대해서도, 이 모든 상황에 대해서도 입맛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존슨 측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에이전트 밥 배러드는 와의 인터뷰에서 "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탬파베이 구단에 항의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탬파베이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경기하고 있다. 이적 후 부인과 두 아들을 데리고 디즈니월드 내 구단 지정 호텔로 이동한 존슨은 한 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한채 다시 짐을 싸게 됐다. 탬파베이가 하룻 동안 존슨을 보유하는 데 지불한 돈은 4만 달러. 6일치 급료와 웨이버 영입 대금, 여행비용, 식대를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다른 구단이 존슨을 웨이버로 재영입한다면 이 가운데 2만 달러를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 금융가 출신 3인방(스튜어트 스턴버그 구단주, 맷 실버맨 공동 구단주, 프리드먼 부사장)의 영향으로 '전략적 사고방식'으로 뭉쳤다는 탬파베이. 하지만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뒷말거리'를 남겼다. workhorse@osen.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