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부진 투수들의 희망?
OSEN 기자
발행 2008.04.25 14: 46

두산 베어스가 본의 아니게 부진한 선수들에 승리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24일 8개 구단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먼저 교체의 쓴맛을 본 SK 와이번스 우완 다윈 쿠비얀(36)의 올시즌 유일한 1승은 두산전서 거둔 것이다. 쿠비얀은 4월 6일 두산전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희망을 보여줬으나 이후 부진과 허리 근육통을 호소하며 1승 2패 방어율 12.86의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고 퇴출의 고배를 마셨다. 최근 부진한 투구로 2군으로 강등된 KIA 타이거즈 좌완 전병두(24)도 두산을 상대로 1승을 거뒀다. 전병두는 4월 2일 두산과 가진 시즌 첫 등판서 6이닝 노히트의 호투로 선발진의 빛이 되는 듯했으나 이후 찬물에 담궈진 쇳덩이처럼 식어버린 투구를 보여주며 1승 3패 방어율 8.25를 기록했다. 둘 다 두산이 아니었다면 무승의 굴욕을 맛보았을 선수들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에도 승리가 절실했던 상대 투수들에 좋은 밥상을 차려주었다. 지난해 7월까지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던 팀 하리칼라는 자신의 마지막 등판이던 7월 4일 두산전을 9이닝 4피안타 완봉승으로 장식한 후 미국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13일 롯데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하리칼라는 본의 아니게 '유종의 미'를 거두고 한국을 떠난 셈이 되었다. 지난 시즌 7승 18패 방어율 3.78로 8개 구단 1선발 중 가장 불운했던 윤석민(22)은 두산을 상대해 4승 3패 방어율 2.51을 기록하며 승수를 쌓았다. 두산이 없었다면 윤석민은 시즌 5승 이상을 올릴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했다. 올 시즌 두산은 9승 11패의 성적으로 8개 구단 중 6위에 처져있다. 선두권을 달리면서 부진한 투수에 산타클로스처럼 자비심을 베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본의 아닌' 승리 기부가 달갑지만은 않다. 남은 시즌 동안 두산이 소외된 투수들에 펼치는 '복지 활동'이 계속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chul@osen.co.kr 쿠비얀-하리칼라-전병두-윤석민.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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