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까지만 봐도 그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시즌 초반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SK 경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SK는 24일 현재 21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단 5패(16승)만 했다. 승률이 7할6푼2리다. 7연승과 5연승에 이어 다시 3연승 중이다. 그런데 SK는 올 시즌 경기마다 5회를 마친 시점의 스코어로 그날의 승부를 어떻게 판가름날지 알 수 있는 경기 내용을 보이고 있다. 우선 패한 5경기를 보면 한 경기만 빼놓고 모두 5회까지 리드를 당하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문학 LG전에서는 5회까지 0-3으로 뒤지다 결국 1-3으로 고배를 마셨다. 1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2-8로 지다 2점을 만회했지만 4-8로 패했다. 2일 역시 롯데에 1-6으로 밀리다 2-6으로 무릎을 꿇었다. 또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서는 2-10으로 뒤지다 대대적인 추격을 펼쳤지만 10-12로 아쉽게 졌다. 예외적으로 지난 19일 5-6으로 패한 잠실 두산전만 5회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섰다. 승리한 16번의 경기는 거의 대부분 5회까지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챙겼다. 7연승의 시작이었던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5회까지 3-0으로 앞서나갔고 2점을 보태 5-0으로 승리했다. 다시 말해 SK의 16승 중 11승은 모두 5회 이전에 확정지은 셈이다. 그나마 나머지 5번 중 4번은 5회까지 비긴 상태였고 지난 13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 시즌만이 0-2로 5회까지 뒤지다 3-2로 유일하게 역전승을 거뒀다. 이런 결과는 결국 SK는 5회까지 선발 투수들이 버텨준 반면 상대팀은 빨리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SK에게 있어 선발 투수가 5회까지 리드를 잡아줬다는 것은 6회부터 8개 구단 중 최강으로 군림하는 중간-마무리 계투진이 차례로 등판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득염(1.42), 정우람(0.69), 윤길현(4.50), 조웅천,(0.63) 정대현(1.42) 등 평균자책점만 봐도 1점 뽑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나마 윤길현은 약간 부상이 있는 상태라 최근 좀 불안해 평균자책점이 치솟은 것이다. 가득염, 조웅천, 정대현은 가물에 콩나듯 실점하고 있다. 투타에서의 균형도 절묘하다. 3.01로 팀 평균자책점 선두에 올라 있는 SK는 2할7푼1리의 팀 타율로 우리 히어로즈(.279) 롯데(.273)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마운드에서는 3점 이내로 막을 수 있고 타석에서는 타격전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결국 SK를 이기기 위해서는 5회 전에 점수를 뽑아 리드를 지켜야 한다. 그것도 근소한 차이는 불안한 만큼 간격차가 많이 벌어질수록 더 확실하고 안전하다. letmeou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