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한화, 훈훈한 팀 분위기
OSEN 기자
발행 2008.04.26 08: 24

[OSEN=이상학 객원기자] 잘 나가는 팀은 으레 그렇듯 팀 분위기가 좋기 마련이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를 마크, 5할 승률을 회복하며 단독 3위로 뛰어오른 한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창단 첫 개막 5연패를 당하며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추락했을 때에도 한화의 팀 분위기는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팀 성적이 좋을 때에는 분위기가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대전 두산전을 앞둔 한화 분위기도 그랬다. 이례적으로 비(非) 한화 출신으로 주장을 맡고 있는 김민재는 “아무래도 팀 성적이 좋으니깐 분위기가 좋다. 특별히 내가 분위기를 잡기보다는 선수들이 알아서 잘한다”고 말했다. 불안한 피칭을 거듭하고 있는 ‘소방수’ 브래드 토마스에 대해서도 김민재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못하는 선수를 못한다고 탓할 수 없다. 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질책보다 격려가 우선임을 확고히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주장다운 모습이었다. 이날로 삼성에서 이적한 지 꼭 3주째가 되는 이여상도 어느새 한화의 팀 분위기에 녹아든 상태였다. 이여상은 “이제 팀 적응은 다 끝났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고, 다들 너무 잘해주신다”고 싱글벙글했다.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상훈에 대해서도 “나보다 훨씬 뛰어난 선배다. 경쟁은 말이 안 된다. 나는 그저 주어지는 기회마다 열심히 할 뿐”이라고 자세를 낮추며 최악의 타격부진에 빠진 선배에게 배려를 마다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고국 호주에서 이발기를 공수한 토마스는 직접 이발사로 변신, 팀 동료 덕 클락의 머리를 깎아줬을 뿐만 아니라 서석기 기록원의 머리도 손수 깎아주었다. 평소 파마 등으로 헤어스타일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서 기록원은 졸지에 토마스와 클락처럼 ‘빡빡이’ 스타일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서 기록원은 삭발 이후 팀이 연승행진이라며 싫지 않은 기색. 김태균도 시즌 초반 삭발을 감행해 이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빡빡이가 된 클락은 이날 경기에서 5회말 2사 1루에서 1루 쪽 땅볼을 친 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되며 동점의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의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선수가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다”며 감탄했다. 5회까지 두산에 0-3으로 끌려다니던 한화는 클락의 내야 안타 이후 볼넷 3개와 상대실책 2개를 묶어 3점을 얻어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토마스도 국내데뷔 후 가장 많은 2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힘을 발휘했다. 한화의 훈훈한 팀 분위기가 만든 긍정적 효과들이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