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동부의 골밑은 강했다. 지난 25일 잠실체육관.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동부가 통합 우승을 위해 1승을 남겨 놓고 챔피언결정전 5차전서 서울 삼성을 맞이했다. 전창진 동부 감독은 "평소에는 긴장을 안했는데 유난히 오늘은 긴장이 된다"고 했지만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 이광재는 큰 무대에서 전혀 떨지 않고 신인이라는 믿기 힘들 정도로 대답하게 3점슛을 꽂아넣었고 카를로스 딕슨을 향해서는 날카로운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펄펄 날았다. 여기에 표명일마저 3점슛을 성공시키며 승승장구하던 동부는 3쿼터서 잠시 위기를 맞이 하기도 했다. 챔피언결정전 내내 침묵하면서 제 몫을 해주지 못했던 삼성 이규섭이 연달아 3점슛을 성공시킨 데 이어 이상민도 외곽포를 터트리며 동부를 위협한 것. 그러나 동부는 흔들리지 않았다. 동부는 김주성이 골밑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3쿼터의 위기를 잘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챔피언결정전서 계속 거듭됐다. 삼성이 외곽포에 의존하며 추격에 나서면 동부는 골밑서 차곡차곡 득점을 올리며 점수차를 다시 벌린 것. 김주성, 레지 오코사에 이어 카를로스 딕슨까지 확률 높은 골밑을 파고 들어 삼성의 외곽포 위력을 잠재웠다. 특히 동부가 기선을 제압했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두 팀의 골밑 차이가 얼마나 큰지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동부가 리바운드 28개를 잡는 동안 삼성은 단 19개를 잡아 냈다. 그것도 4쿼터 들어 점수차가 벌어지자 김주성, 오코사 등이 빠진 채 경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두 팀의 리바운드를 9개 차이가 났다. 당시 1차전에 크게 지고 난 뒤 안준호 삼성 감독은 "제공권에서 오코사에게 장악당했다. 공격 리바운드서 밀렸다. 보완할 부분이다"며 패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골밑이 강할 경우 쉽게 미들슛이나 레이업슛을 시도하지 못한다. 이런 모습은 삼성 가드진과 이규섭, 박훈근에게 자주 나타났다. 삼성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강혁, 이상민 등 골밑을 돌파하더라도 레이업슛을 시도하지 못하고 밖으로 빼는 경우를 자주 연출할 수 밖에 없었고 박훈근은 노마크 찬스에서도 공을 다른 선수에게 주며 슛을 쉽게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동부의 높이가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우승을 확정지었던 5차전에서도 이규섭은 미들슛을 시도하다 김주성에게 블록슛을 당하는 등 슛을 하기 쉽지 않았다. 리바운드, 블록슛 그리고 골밑에서 자유자재 공격까지. 챔피언결정전마저 여유롭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던 동부의 우승 원동력은 바로 막강한 골밑에 있었다. 7rhdwn@osen.co.kr 우승이 확정된 뒤 오코사가 김주성에게 샴페인을 붓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