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난 25일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원주 동부가 챔피언결정전 5차전서 서울 삼성을 꺾고 2007~20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대망의 챔피언자리에 올랐다. 이날 경기서 가장 마음을 졸인 사람 가운데 동부의 이흥섭(36) 운영홍보과장을 빼놓을 수 없다. 대구 동양과 원주 TG서 뛴 바 있는 센터 출신 이흥섭 과장은 삼성의 포워드인 이규섭(31)의 친형이다. 이미 둘은 지난 2004~2005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얄궂은 대결을 펼쳤다. 이흥섭 과장이 몸담고 있는 동부(당시 TG삼보)가 3연승으로 삼성을 꺾고 챔프전에 올라 우승까지 한 것. 이흥섭 과장은 경기 후 "(이)규섭이한테 문자 메시지로 축하한다는 연락이 먼저 왔습니다"면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풀이 죽어있지 않네요. 몸이 많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 보다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고 말했다. 이흥섭 과장은 이규섭과 관련 철저하게 행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과장은 "삼성이 원주에 원정을 오더라도 절대로 따로 만나지 않습니다. 따로 불러내서 커피 한 잔 사주지도 못했습니다"면서 "조심스럽게 행동하지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규섭이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흥섭 과장은 이번 시리즈서 3차전이 가장 마음이 아팠단다. 이 과장은 "정말 답답해서 혼났습니다"면서 "규섭이가 잘하면서 동부가 이기면 좋은데 그날 경기는 정반대였거든요"고 말했다. 하지만 승부에 만큼은 전혀 양보가 없었다. 피를 나눈 형제라도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기 때문이다. 10bird@osen.co.kr 팬들에게 환호하는 동부 선수단 모습. 왼쪽 끝이 이흥섭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