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의 순간이지만 주저없이 올렸다. 그만한 대안이 없거니와 자신감을 되찾게 하기 위해서는 최상의 선택이다. LG 트윈스의 우완 사이드암 마무리 투수 우규민(23)이 벤치의 믿음에 살신성인의 투혼으로 보답했다. 최근 불안한 마무리로 코칭스태프의 우려를 사고 있던 우규민이 지난 25일 우리 히어로즈전 4-3의 한 점차로 앞선 9회초 구원등판,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6세이브째를 올렸다. 우규민은 첫 상대타자 강병식을 큼지막한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한 숨을 돌렸으나 다음타자 송지만에게 투수 강습안타를 허용했다. 게다가 송지만의 강습 타구에 오른 손등을 맞아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위기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우규민은 손 점검을 마친 후 다음타자 황재균을 맞아 주무기인 몸쪽 싱커를 구사, 2루 땅볼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게임을 매조지했다. 이날 우규민의 세이브성공은 자신은 물론 팀에게도 의미가 큰 승리였다. LG는 최근 3연패에서 탈출하는 승리였고 우규민은 자신감을 되찾는 한 판이었다. 우규민은 직전 등판이었던 23일 한화전서 충격의 일패를 당한 아픔이 있었다. 4-2로 앞선 9회초 무사 1, 2루에서 정재복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첫 상대 이희근을 스리번트 아웃으로 돌려세웠으나 후속 타자들인 김민재, 이영우, 고동진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8-4로 역전패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후 충격에 빠진 우규민은 의기소침해하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김재박 감독은 그를 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현재 우리 팀에서 우규민만한 마무리 투수는 없다. 변화구가 부족해서 그렇지 좀 더 경험만 쌓으면 나아진다”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25일 역시 박빙의 승부였지만 9회 시작하자마자 잘 던지고 있던 셋업맨 정재복을 내리고 주저없이 우규민을 호출했다. 의기소침해 있는 우규민에게 신뢰감과 함께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단련하도록 다시 한 번 우규민을 등판시킨 것이다. 우규민은 벤치의 믿음 속에 등판, 타구에 맞는 아픔까지도 견더내며 팀승리를 지켰다. 벤치의 기대에 보답하며 지난 시즌부터 다져온 LG 트윈스의 든든한 소방수임을 증명한 것이다. 한마디로 벤치의 믿음속에 점점 강해지고 있는 ‘수호신’ 우규민이다. 피안타율(3할2푼4리)과 방어율(4.66)이 높아 아직까지는 완전한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위기에서도 침착한 투구로 신뢰감을 쌓고 있다. sun@osen.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