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예능 PD, 단물 빠질 때까지 달려라?
OSEN 기자
발행 2008.04.26 14: 47

드라마 PD는 보통 한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까지 수개월의 휴식이 주어진다. 그간 못 썼던 휴일을 모으기도 하고 따로 휴가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개편을 맞아도 좀처럼 담당 PD가 바뀌지 않는다. 때문에 예능 관계자들은 “인기 프로그램이라도 소재가 고갈되는 것은 당연하다. 시즌제 도입 등으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가 중간에 바뀌면 감이 떨어진다”며 반대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오래 되면 소재 고갈 당연, 예능 PD도 휴식 필요 한 방송사 관계자는 “김태호 PD가 MBC에 쉬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사측에서는 ‘무한도전’을 더 잘 꾸려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판단해 허락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김태호 PD는 ‘강력추천 토요일’ 코너였던 ‘무모한 도전’을 현재의 ‘무한도전’으로 정착시키는 과정부터, 즉 2005년 말부터 이후 약 3년 동안 쉬지 않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재 ‘무한도전’이 여전히 예능 프로 1위 자리를 지키며 사랑 받고 있는 것은 신기에 가깝다. 김태호 PD는 각종 시상식 수상작에 ‘무한도전’을 올리기도 했는데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항상 다짐했다. 그러나 3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그가 변하지 않기는 어렵다. 심신이 지치는 것은 물론 소재에 대한 부담감도 날로 커질 것이다. KBS 한 예능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의 시즌제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예능 PD도 머리를 식히고 아이디어를 충전해야 한다. 외국서는 한 시즌 동안 재방송만 하지 않느냐”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시즌제는 어렵다는 점 역시 인정했다. “KBS는 그나마 채널이 두 개라 프로그램이 많다. 고생한 예능 PD를 가요 프로그램으로 돌리는데 녹화, 편집 시간이 짧아 버라이어티 보다는 조금 편하다. MBC, SBS는 이 마저도 힘든 상황”이라 게 이 관계자의 설명했다. 시즌제? PD교체? 감 떨어지고 제약 커져 ‘해피투게더’는 시즌제의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시즌1-쟁반노래방’, ‘시즌2-프렌즈’, ‘시즌3-사우나 토크’ 등 매 시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시즌제가 주는 제약도 크고 담당 연출자가 자주 바뀌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석현 PD는 개편을 맞아 ‘개그 콘서트’에 돌아와 ‘봉숭아 학당’을 부활시키고 일부 코너를 과감히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단장에 들어갔다. 많은 비난도 있었지만 “‘봉숭아 학당’ 부활은 정말 힘들었지만 코미디의 장기적 미래를 생각할 때 필요하다. 내가 6개월이나 1년 정도 ‘봉숭아 학당’을 맡는다면 절대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상상플러스 시즌2’를 맡은 윤현준 PD도 영어 코너 ‘풍덩 칠드런 송’으로 방송도 되기 전 비난 받았다. 이에 대해 “상상플러스는 국어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올드&뉴’라는 코너가 많은 사랑 받았을 뿐이다. ‘상상 플러스’는 브랜드 가치가 크기 때문에 시즌2로 가지만 시즌1과는 완전히 다른 프로그램”이라며 시즌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PD를 중간에 교체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방송국에서는 꺼려한다. 괴롭지만 잘 나가는 PD들이 자기 작품을 위해서라도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miru@osen.co.kr '무한도전'과 '상상플러스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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