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모습 보이지마". 지난 25일 삼성과의 홈경기가 끝난 뒤 사직구장 롯데 선수단 회의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통해 호된 질책을 퍼부었다. 로이스터 감독의 질책은 이례적인 일. 선수들에게 아낌 없는 칭찬으로 기를 살려 주던 예전 모습과 달랐다. 로이스터 감독은 "10회말 공격이 남았는데 힘없이 지켜 보냐. 선수들의 약한 모습을 보기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는 2-0으로 앞선 9회 진갑용의 2타점 중전 안타로 동점을 허용한 뒤 2-2로 팽팽하게 맞선 10회 1사 만루서 손지환의 몸에 맞는 볼로 3루에 있던 김창희가 홈을 밟아 2-3 역전을 허용한 것. 덕아웃에 앉아 있던 선수들은 힘없이 경기를 지켜 봤다. 게다가 상대 투수는 국내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이었기에 롯데 선수들의 긴 한숨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역전 드라마는 10회말 롯데 공격 때 연출됐다. 마해영의 좌전 안타와 대타 손광민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3루서 조성환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려 주자 모두 홈을 밟아 4-3 재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선수들은 이날 경기를 통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지 않았을까.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