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낙네들이 색(色)에 빠져들고 있다. 나이 들었다고 욕망을 숨길게 무엇이냐. 요즘 스크린 속에는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여인들 천지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가루지기’(신한솔 감독)에는 여인들의 기가 남성들보다 세다. 남편은 집에서 아이를 보거나 냇가에 나가 채소를 다듬고 저녁 찬거리를 준비한다. 음기 강한 마을에 유일한 남자(?)가 나타났으니 바로 강쇠(봉태규 분)다. 마을 여인들은 노소를 불문하고 강쇠를 덮치기 위한 작전에 들어갔다. 힘의 상징이 된 강쇠와 합궁을 위해 아낙들은 저고리를 벗어제치기도 하고 치마를 내리며 유혹한다. 그것마저 통하지 않을 때 술을 가지고 강쇠의 집 안방에 불쑥 나타나 있기도 한다. 거물로 거듭난 강쇠를 품기 위해 마을의 여인들이 총 출동했고 강쇠의 집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급기야 한 여인은 외쳤다. “줄을 서시오.” 6월 12일 개봉하는 영화 ‘흑심모녀’(조남호 감독)는 세 모녀가 한 청년을 차지하기 위한 좌충우돌 스토리를 다뤘다. 김수미 심혜진 이다희가 세 모녀로 출연한다. 로맨틱 치매 할머니와 씩씩하고 터프한 엄마, 철부지 딸 앞에 꽃미남 청년 준(이상우 분)이 나타난다. 할머니는 나이도 잊은 채 20대 꽃미남 청년 준에게 빠져든다. 수시로 준의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준을 탐낸다. 억척스러운 엄마는 준의 모습에 자꾸 얼굴이 벌개지고 가슴이 쿵쾅거린다. 단 둘이 있을 때면 표정관리까지 하기 힘들 정도로 준에게 빠져든다. 할머니와 어머니 사이에서 준을 차지하고 싶은 철부지 딸까지 모두 준을 차지하고 싶어한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지만 모녀관계도 없다. 내 사랑은 내가 쟁취하고 내가 지킨다. ‘흑심모녀’뿐만 아니라 아예 딸의 애인을 내 애인으로 만들어버린 영화 ‘경축! 우리사랑’까지. 아줌마들의 발칙한 연애담은 계속된다. crystal@osen.co.kr 영화 ‘가루지기’의 한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