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도 야구장 만큼 즐겁네요".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7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벌어진 지난 26일 저녁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는 귀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아시아드주경기장 바로 옆의 사직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팀의 간판 프랜차이즈 스타인 마해영,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와 투수 마티 매클레리가 낮 경기를 마치고 방문했다. 로이스터 감독과 마해영 등은 경기장을 찾아 시축과 함께 부산 아이파크 황선홍 감독 및 안정환 등과 유니폼을 교환하며 부산 갈매기들이 축구장에도 찾아 주기를 기원했다.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삼성전은 오후 2시 경기 개시 훨씬 전인 12시 9분께 입장권 3만 장이 모두 팔려 시즌 두 번째로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을 이뤘다. 시즌 5번째 매진이었고 이틀 연속 만원은 지난 12∼13일 KIA전 이후 두 번째였다. 이처럼 많은 관중들이 사직구장을 찾고 있는 것에 대해 연고지가 같은 부산 아이파크로서는 부러울 뿐이다. 특히 신임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성적이 급상승하며 부산의 야구 열기가 재점화된 데 대해 남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사직구장에 비하면 훨씬 적은 7775명의 관중이 찾은 이날 안정환이 퇴장 당한 가운데서도 공격적인 축구를 통해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승리를 거두었다면 좋았겠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막판 역전골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축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황선홍 감독과 안정환이 만들어낸 활약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부산시민 박상준(35) 씨는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서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조만간 구덕경기장에서도 프로축구 경기를 치를 것으로 아는데 그때도 꼭 경기장을 찾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산은 오는 5월 11일 아시아드주경기장 대신 구덕운동장에서 홈 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곳은 팀의 중심인 안정환에게 잊을 수 없는 곳.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구덕운동장을 홈 구장으로 쓰던 대우 로얄즈와 부산 아이콘스에서 3시즌을 뛴 안정환은 87경기에 나와 44골을 넣으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슈팅하면 들어간다'던 1999년 시즌에는 34경기에서 무려 21골을 터뜨리며 당당히 시즌 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10bird@osen.co.kr 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