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재미있어요?’ ‘스피드 레이서는 어때요?’ ‘우리 영화는 어떻게 될까요?’ 등등. 한국영화 개봉을 앞둔 제작사들의 갖가지 고민들이다. 4월 말부터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아이언맨’(4월 30일 개봉) ‘호튼’(5월 1일 개봉) ‘스피드 레이서’(5월 8일 개봉)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5월 15일 개봉) ‘인디아나 존스4’(5월 22일 개봉) 등이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대작들. 그에 맞서는 한국영화는 ‘가루지기’(4월 30일 개봉) ‘비스티 보이즈’(4월 30일 개봉) ‘서울이 보이냐’(5월 8일 개봉) ‘방울토마토’(5월 29일 개봉) 등이다. 각각의 순 제작비가 ‘가루지기’ 65억 ‘비스티 보이즈’ 27억 ‘방울토마토’ 20억 ‘서울이 보이냐’ 18억 순이다. ‘아이언맨’ 단 한편의 제작비는 약 1억 8000만 달러(약 1789억 원)다. ‘서울이 보이냐’의 제작비와 약 100배 정도 차이가 난다. 물론 전세계를 겨냥한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를 제작비로만 비교하기는 힘들다. 한국 영화 시장에 그만한 돈을 투자할 투자사도 없고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했을지라도 그것을 회수하기에는 시장이 작다. 그렇다면 그냥 주저 앉을 수밖에 없는가 그렇지는 않다. 18금 영화 ‘추격자’가 순 제작비 36억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한 기록이 있지 아니한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결국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완성도로 풀린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국영화들의 면면을 살펴보며 ‘추격자’에 뒤이을 영화가 무엇인지 함께 점쳐보자. 고전 비틀기- ‘가루지기’ 구전으로 내려오는 ‘가루지기전’을 처음으로 영화화 한 것은 1986년 엄종선 감독의 ‘변강쇠’다. ‘흙냄새 펄펄나는 구구절절한 해학’을 필두로 한 이 작품은 변강쇠의 원조라 불리는 이대근이 출연, 서민들 세상에 사는 변강쇠와 옹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당시 선풍적인 이슈를 탄생시켰다. 이후 1988년 또 한번 화제를 불러모았던 ‘가루지기’는 작가 고우영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영화화한 것으로 여기에서도 이대근이 변강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작품에서 변강쇠는 낮은 신분에 마초적인 힘에만 포커스를 맞춰 단순히 성적이 코드만 부각시킨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2008년 ‘가루지기’의 변강쇠는 기존의 마초적인 인물이 아닌 순수한 사랑을 마음으로 지켜가는 인물이다. 자신의 힘이 부족했던 시절부터 그 힘이 넘치게 된 순간까지 오직 한 여인 달갱(김신아 분)만을 사모한다. 변강쇠 탄생의 비화를 다룬 ‘가루지기’의 강쇠 역은 봉태규가 만들어냈다. 슬픈 현대인의 자화상- ‘비스티 보이즈’ 윤종빈 감독의 ‘비스티 보이즈’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한다. ‘비스티 보이즈’의 주인공들은 환상에 휩싸인 인물들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들이다. 윤종빈 감독은 호스트 바에 직접 잠입 취재한 끝에 ‘비스티 보이즈’ 각본을 탄생시켰다. 실제 청담동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을지 모를 한 단면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호스트들의 세계가 화려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청담동 호스트 바를 주름잡는 호스트들의 매일은 지질하다. 재현(하정우 분)은 하루살이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폼 나게 살고 싶어 명품을 걸치지만 그 돈을 감당하지 못해서 빚을 진다. 빚을 갚지 못해 쫓기고 애인에게 ‘사랑해줄 테니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까지 한다. 그는 ‘느낌’있게 살고 싶어 발버둥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극중 승우(윤계상 분)는 호스트임에도 그런 직종에 종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과거 잘나갔던 시절을 여전히 잊지 못하는 인물. 그는 지원(윤진서 분)을 사랑하지만 그녀를 믿지 못한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듯 그녀의 모든 행동도 의심스러운 것. 결국 복잡한 감정이 뒤엉켜 집착으로 변하고 그녀에게 칼을 겨눈다. 한국적 감성- ‘방울토마토’ ‘서울이 보이냐’ 한국적 감성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영화 ‘방울토마토’는 판자촌에서 폐지수집을 통해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는 할아버지(신구 분)와 손녀(김향기 분)의 모습을 담는다. 삶은 팍팍하고 고되지만 서로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이들은 가슴 뭉클한 사연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 ‘서울이 보이냐’는 1970년대 외딴 섬마을 아이들이 저 멀리 있는 서울 과자공장으로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벌이는 무한도전 스토리를 담았다. 신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아이들의 순박하고 천진한 동심이 어우러져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을 줄 예정이다. ‘집으로…’의 유승호가 출연한다. ‘서울이 보이냐’의 제작을 맡은 라인픽처스의 한 관계자는 “예전보다 선생님과 학생들간의 관계가 삭막해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서울이 보이냐’는 섬마을 선생님이 아이들을 서울로 견학시키기 위해 펼치는 갖가지 노력들을 담았다. 그 안에서 아이들의 동심과 선생님의 학생을 위한 마음 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crystal@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