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마무리 우규민(24)이 지난 27일 잠실 우리 히어로즈전서 시즌 7세이브째를 따내며 오승환(26. 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세이브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우규민의 올시즌 활약이 완벽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28일 현재까지 방어율이 4.22에 달하며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은 1.59로 상당히 높다. 피안타율도 3할3푼3리나 된다. 지난시즌 5.07의 방어율에도 불구하고 45세이브로 아메리칸리그 세이브 1위를 기록한 조 보로스키(클리블랜드)가 그러했듯 세이브 숫자로 좋은 마무리를 평가하기는 힘들다. 마무리의 미덕은 얼마만큼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며 팀을 승리로 인도하느냐에 있다. 27일 경기서 우규민은 9회말 8-7로 간신히 앞선 상황서 등판,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그러나 우규민의 활약이 좋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히어로즈의 추격의지를 살려주는 동시에 LG팬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우규민은 첫 타자 전근표를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두번째 타자 강정호에 가운데로 몰린 공을 던져 좌전안타를 내줬다. 우규민은 뒤를 이은 황재균을 상대로 마운드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발이 빠른 편이 아닌 주자 강정호를 견제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썼고 2구째 타자 안쪽 공마저 볼 판정을 받으면서 마운드서 크게 흔들렸다. 결국 우규민은 황재균에도 중전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두 개의 안타 모두 가운데로 몰린 실투로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우규민은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다독여 준 후 힘을 얻어 뒤를 이은 송지만과 김동수를 플라이로 처리하며 세이브를 따냈다. 특히 우규민은 김동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을 때 바깥쪽으로 낮게 스트라이크존을 걸쳐 들어가는 공을 던졌다. 김동수가 배트로 걷어올리긴 했지만 워낙 코스가 좋아 안타로 연결시키기 어려운 공이었다. 황재균에 던진 2구가 볼 판정이 된 이후 범타 유도를 위해 가운데로 향한 공을 연속으로 던진 것을 생각하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우규민은 올시즌 10⅔이닝 동안 5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잠수함 투수로 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오른손 타자 몸쪽에 떨어지는 싱커 제구에 실패하면 마운드서 급격히 흔들리며 의기소침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록 또한 현재 우규민이 지닌 단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올시즌 우규민이 선행주자에 득점을 내준 확률은 54.5%(선행주자 11명/허용 6명)에 달한다. 정대현(SK 와이번스)과 오승환, 한기주(KIA 타이거즈)의 득점 허용률이 33.3%이고 올시즌 '불 지르는 마무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브래드 토마스(한화 이글스)가 14.3%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규민의 득점 허용률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이는 자신의 방어율이 아닌 앞선 투수의 방어율을 자주 높여줬다는 뜻이다. 다소 과장이 있긴 하지만 주택가 화재진압을 위해 나온 소방수가 집 한채가 다 타버린 뒤에 그제서야 소방호스를 들고 진화작업에 나선 것과 다름없다. 여러 기록을 참고하면 우규민은 좋은 마무리로 보기 힘들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자신감을 잃으며 의기소침했다는 점과 팀 내서 완벽한 마무리 투수를 찾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규민이라는 매력적인 카드를 쉽게 포기하기는 힘들다. 김재박 감독 또한 "현재 우리 팀에서 우규민만한 마무리 투수는 없다. 변화구가 부족해서 그렇지 좀 더 경험만 쌓으면 나아진다"라며 신뢰를 보여줬다. 현재 LG는 적어도 팀 내서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발굴하는 일은 생각지 않고있다. 우규민은 27일 경기서 바깥쪽 코너워크로 해답의 일부분을 찾아냈다. 우규민이 앞으로 빠른 시일내에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LG가 마무리로 골머리를 앓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chul@osen.co.kr www.inning.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