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쟤가 원래 홈런을 좀 쳐야하는데...” 두산 김경문 감독이 타격-출루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현수를 바라보며 한 말이다. 김 감독의 홈런 가뭄에 대한 고민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이다. 두산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팀 홈런 8개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부문 최하위. 홈런랭킹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 덕 클락의 홈런이 8개다. 두산의 팀 홈런과 클락의 개인 홈런이 같은 것이다. 홈런의 부재로 두산은 팀 장타율에서도 리그 최하위(0.335)로 떨어진 상황이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막강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자랑하는 한화에 대한 부러움을 표했다. 특히 전날 결승 투런 홈런을 때린 김태완에 대해 “힘이 정말 좋다. 이제 직구든, 변화구든 가리지 않고 친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대전구장은 짧아서 홈런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범호 같은 애들이 매년 20홈런을 칠 수 있는 것이다. 잠실구장에서는 바로 앞에서 잡힐 것들이 대전구장에서는 홈런이 된다”며 구장효과를 역설했다. 김 감독은 “우리도 (김)동주나 (홍)성흔이가 대전에서라면 25~30홈런은 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인 만큼 가장 작은 대전구장을 쓰는 한화에게 적어도 큰 것 한 방에 있어서는 부러움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내 “결국 홈런은 홈런이다. 비거리가 105m든, 110m든 넘어가면 홈런이다. 구장 탓만 할 수 없다”며 한화의 막강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대한 부러움을 표했다. 한화는 팀 홈런이 28개로 두산보다 20개나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구장에서도 한화가 6경기에서 5홈런을 터뜨린 반면 두산은 잠실구장 10경기에서 4홈런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두산은 홈런 한 방보다는 집중타로 득점을 뽑아내는 팀이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할 때에도 팀 홈런은 78개로 공동 5위였다. 하지만 팀 도루 1위(161개)에 오를 정도로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펼쳤으며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보였다. 지난해 두산은 경기당 평균 잔루가 7.2개로 SK(7.1개) 다음으로 적을 정도로 경제적인 야구를 하는 팀이었다. 역시 페넌트레이스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지난 2005년에도 두산은 팀 홈런(63개)·장타율(0.365) 모두 최하위였다. 그때도 팀 도루는 103개로 2위였다. 두산은 LG 김재박 감독의 펜스 앞당기기를 거부할 정도로 기동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다만 김 감독은 큰 것 한 방만큼 중심타자들의 시원한 장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고영민-김동주-홍성흔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의 힘이 다소 떨어졌다. 최근에는 1번 이종욱이 밥상을 차리고, 2번 김현수가 직접 해결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될 정도다. 아직 홈런이 없는 김현수는 팀 내에서 장타율(0.500)도 가장 높다. 두산은 경기당 평균 잔루도 7.74개로 우리 히어로즈(7.8개) 다음으로 많다. 한 방보다는 확실한 결정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김경문 감독이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대한 부러움을 표하고, 사실상 전력외로 판정했던 안경현의 1군 승격 가능성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안경현은 득점권에서 투수가 가장 마주하기 싫은 타자 중 하나였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