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이 개방되고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병원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병의원간 경쟁에 불이 붙었고 대형병원과 개인병원 간의 양극화 현상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병원의 ‘기업화’, ‘네트워크화’다. 성형외과, 치과, 안과, 피부과, 한의원 할 것 없이 많은 병의원들이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있으며 병원도 기업처럼 하나의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모로 보여주고 있다.
네트워크 한의원,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러한 변화는 한의원 업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00년대 들어서도 계속되어온 소비자들의 한약재에 대한 불신과 한의원을 ‘치료’가 아닌 ‘보양’의 목적으로 여기는 인식으로 한의원 업계는 한 마디로 위기였다. 치료 효과는 물론,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기대치가 상승한 것도 한의원 업계에는 또 다른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특히 소규모의 한의원들은 수익을 확대하고 영세성을 탈피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인력 관리와 투자에 대한 어려움이 생기고 이 같은 악순환을 반복하면서 상대적으로 대형병원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의원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회원 병원으로 활동하면서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려는 한의원들이 늘고 있다. 한의원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기본적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과 정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사업을 다각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점은 ‘동네 한의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서 의료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일한 치료법과 시스템을 갖춘 일원화된 병원이 전국에 고루 퍼져있고 그 중 어느 지점을 방문해도 동일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와 신뢰, 그 자체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한의원에게도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회원 병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 수천만원의 가입비가 들기도 하며 같은 네트워크임에도 시설이나 진료의 질적 측면에서 차이가 나기도 한다.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하거나 초기의 목표를 상실한 채 연구 등의 노력보다는 지나치게 상업적인 부분에만 치중하는 태도 역시 네트워크 한의원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방 표준화로 한의학의 세계화∙대중화 실현
이명박 실용정부는 최근 의료산업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앞으로 10년간 한의약 부문의 과학화를 통한 한방산업 세계화에 국고를 투자할 방침이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임상 연구 성과의 표준화, 한약재의 제품화를 위한 노력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약재와 생산 공정 과정 전체에 대한 안정성을 입증해야 하며 한의학 연구 결과 역시 객관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한다. 전문성 높은 한의사 전문의와 한의학 의료기기를 위한 국가적인 지원도 절실하다.
이 모든 것들이 일반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한∙양방의 복합적인 의료 신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도,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세계시장으로의 수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들이다.
차별점으로 마케팅하라
차별화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또한 의료경영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여느 기업 못지 않게 네트워크 병원의 규모가 커지고 그 내부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병원도 광고홍보 활동뿐만 아니라 서비스 및 내부 관리 등 전반적인 마케팅 차원에서의 전략 수립이 필요해진 것이다.
네트워크 한의원이 하나의 브랜드로서 소비자에게 인식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네트워크가 지향하는 목표와 부합하며 다른 한의원과의 차별적인 요소가 부각되는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뒤 모든 채널과 매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이 때 모든 마케팅 활동은 주요 타겟을 항상 염두에 두고 실행되어야 하며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네트워크 병원은 보통 브랜드 위주로 전국 광고에 주로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각 회원 병원을 위한 지역적인 광고 수립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브랜드 마케팅은 4대 매체를 주로 이용한다면 각 지점별 광고는 버스, 지하철 등의 옥외광고나 지역신문, 전단 등의 제작물을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마케팅은 양 쪽 모두에 효과적이다.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내부 마케팅 역시 항상 신경 써야 할 부분. 네트워크 병원 내 지속적인 임∙직원 교육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을 일컬으며 고객만족에 기여하고 직원들에게는 동기 부여의 효과가 있다.
하지만 모든 전략들이 틀에 박힌 뻔한 전략이라면 시너지 효과는 그다지 기대할 수 없다. 현재의 진료과목과 전반적인 진료 시스템이 기존에 없던 차별적인 요소를 가진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케팅 차원에서부터 차별화시켜 기억에 남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병원 전문 광고홍보대행사 컴온애드(www.comeonad.com)의 이승은 대리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네트워크 병원 역시 제품, 서비스부터 광고, 프로모션, 매체 등 모든 부분에서 주요 타겟에 제대로 어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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