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8 프로야구가 개막한지 한 달이 지났다. 선두 SK와 최하위 KIA가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순위판도가 갈리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의 희비도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이제 겨우 개막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다. 지난 26년간 4월에 5할 미만 승률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우는 8.6%밖에 되지 않는다. 반대로 4월 5할 이상 승률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무려 91.4%나 된다. 물론 팀과 달리 선수들은 굴곡이 있다. 하지만 강렬한 출발과 그렇지 못한 출발은 차이가 크다. 놀라운 선수들 마운드에서는 SK판 괴물 김광현이 단연 돋보인다. 올 시즌 6경기 모두 선발등판해 5승1패 방어율 1.75를 기록하고 있다. 탈삼진도 무려 34개. 다승·방어율·탈삼진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광현 본인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투구이닝에서도 전체 3위(36이닝)에 랭크돼 있다. 지난해 3승 투수는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아 5승을 거두며 리그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분명 달라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위력적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가장 돋보이는 건 위기관리능력이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1할6푼7리로 크게 안정됐다. 타선에서는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가 가장 놀라운 활약을 보이고 있다. 개막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타자의 팀 공헌도를 측정하는 잣대로 사용되는 OPS(출루율+장타율)에서 당당히 리그 전체 2위(1.049)에 랭크돼 있다. 시즌 초반부터 OPS 상위권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1경기에서 타율 3할4푼2리·5홈런·15타점으로 정확한 타격과 장타력까지 맘껏 뽐내고 있다. 2루타도 6개. 홈런 5개와 2루타 6개에 힘입어 장타율 부문 2위(0.645)에 올라있다. 롯데의 실질적인 클린업 트리오는 4번 이대호와 5번 카림 가르시아 그리고 6번 강민호다. 이외에도 정재복(LG)·정우람(SK)·김현수(두산)·조성환(롯데)·김태완(한화)이 기대이상 대박을 치고 있는 선수들로 손꼽힌다. 정재복은 11경기에서 2승1패6홀드 방어율 1.71 WHIP 0.76 피안타율 1할8리로 리그 최고 셋업맨으로 재탄생했다. SK 좌완 정우람도 18경기에서 2승8홀드 방어율 1.69 WHIP 0.63 피안타율 1할4리로 정재복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 김현수는 타율 4할5리로 당당히 ‘리딩히터’로 발돋움했고, 조성환은 타율 3할5푼7리라는 깜짝 활약으로 롯데 상승세를 이끌었다. 김태완 역시 타율 3할·7홈런·21타점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일원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실망스러운 선수들 다니엘 리오스가 떠났지만, 두산 마운드는 무너지지 않았다. 팀 방어율 3위(4.03)이며 선발진 방어율도 2위(3.98)에 올라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가 공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3경기에서 3패 방어율 7.30 WHIP 1.86 피안타율 3할4푼6리로 뭇매를 맞았다. 결국 2군으로 떨어졌다. 김선우의 고집스러울 정도의 정면승부는 집중타로 되돌아왔다. 김경문 감독은 “적응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투구 폼을 바꾼다든가 하는 것은 무리다. 직접 한국야구를 경험하면서 다음 스프링캠프 때에는 준비하는 마음가짐부터 달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자 중에서도 메이저리그 출신 최희섭(KIA)이 가장 실망스럽다. 지난해 부상으로 실망을 안겼지만, 그래도 타율 3할3푼7리를 때린 최희섭이었다. 그러나 한국야구에 대한 적응을 어느 정도 마치고 맞이한 올 시즌 어떻게 된 일인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타율 2할2푼1리·4홈런·12타점. 볼넷 6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무려 22개나 당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희섭은 선구안이 좋은 타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딴판이다. 좋지 않은 징조다. 최희섭이 흔들리자 KIA도 2년 연속으로 최하위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희섭의 부활이 절실하다. 이외에도 박명환(LG)·전병호(삼성)·장원준(롯데) 등이 투수들 중에서는 실망스러운 선수들로 손꼽힌다. 박명환과 전병호는 베테랑답지 못한 피칭으로 2군에 떨어졌다. 박명환(8.61)·전병호(8.53) 모두 8점대 방어율의 굴욕을 당했다. 장원준도 특유의 롤러코스터 피칭을 벗어나지 못하며 방어율이 7점대(7.71)로 치솟았다. 방어율이 8점대까지 간다면 박명환·전병호처럼 2군행이다. 야수 중에서는 심정수(삼성)도 실망스럽다. 타율 2할3푼5리·3홈런·7타점에 그치며 2군에 갔다. LG에서는 이성렬과 김상현이 나란히 1할대 타율로 큰 실망을 안기고 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