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균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이 29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나 총장은 지난 2000년 겨울 선수협 사무국장에 선임된 뒤 8년째 선수협 살림을 맡아왔다. 2005년 재신임 투표를 통해 선수들의 지지를 얻어 유임되었으나 제8구단 창단 과정,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연봉 삭감 철폐, 군복무 중인 선수들의 보류 수당 철폐 등 수많은 해결 과제 속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 총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999년 겨울 길거리로 나선 선수들과 인연을 맺은 후 지난 10년간 함께 했던 선수협과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한다"며 "짧지 않았던 지난 10년의 시간이 저와 선수들, 그리고 야구를 아끼는 많은 팬들에게 유익한 시간이었기를 바랐지만 제 뜻처럼 모두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러나 선수협과 함께 한 지난 10년은 한국야구와 한국 프로스포츠에 나름의 변화를 가져온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가져 본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비롯한 야구 관계자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나 총장은 "조금은 힘들고 외로운 시간들이었지만 동반자가 되 주었던 많은 선수들과 야구팬,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 동안 저와 힘든 시간을 함께 했던 KBO와 각 구단의 관계자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특별히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한국 프로야구가 더 이상 적자산업이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나 총장은 한국 야구의 부활을 위해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에게 놓인 환경은 '위기의 연속'이라는 것을 유념해주기를 바란다. 여러분들의 분노와 그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은 우리가 무너진 한국야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고통을 감수 해야 할 시기"라며 "다시 한번 선수협 사무국 임직원의 고뇌와 노력을 여러분이 꼭 기억하기를 바라며 그들의 충고에 귀 기울이기를 항상 잊지 말기 바란다. 여러분들과의 추억의 시간들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나 총장은 "조금은 갑작스런 결정이지만 사명을 다했다고 생각되는 지금 물러나는 것이 부족한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부족한 제가 알게 모르게 많은 분들을 섭섭하게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용서하시고 올 한 해 건승하시기를 기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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