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김광현하고 레이번 그리고 채병룡이 나오는 경기까지 꼭 이기더라구.” 29일 SK와의 대전 홈경기르 앞두고 한화 김인식 감독은 SK의 전력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투타 가릴 것 없이 빈틈없는 팀 전력에 혀를 내둘렀다. 김 감독은 “채병룡이까지 나오는 경기도 꼭 이긴다”고 말했다. 그 채병룡이 이날 경기에서 선발등판해 한화를 물먹였다. 8이닝 5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올 시즌 가장 많은 투구이닝을 소화하며 최소실점으로 막았다. 투구수는 단 99개. 시즌 4승과 함께 방어율도 1점대(1.98)로 끌어내렸다. 채병룡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직구 구속은 138~142km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던지며 한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특히 초구 스트라이크에 연연하지 않고 힘 좋은 한화 타자들과 신중하게 승부한 것이 적중했다. 이날 채병룡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58.6%로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일종의 함정이었다. 한화 타자들이 초구부터 승부한다는 것을 전력분석이 간파해 채병룡과 박경완 배터리에 전달한 것이 주효했다. 채병룡은 “팀이 이겨서 좋다. 투수라면 8이닝 정도 던지면 완봉에 대한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감독님 뜻에 따라야 한다”고 아쉽게 완봉을 놓친 승리 소감을 밝혔다. 채병룡은 “전력분석에서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쉽게 쉽게 승부하지 말고, 변화구를 적절하게 던져야 한다고 해 그렇게 했다. 초구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굳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않고, 조심스럽게 승부한 것이 좋았다”고 밝혔다. 특히 초구 스트라이크의 불리함을 딛고 정교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누른 것이 돋보였다. 김성근 감독도 “채병룡의 컨트롤이 매우 좋았다”고 칭찬했다. 채병룡은 “사실 페이스가 좋은 건 아니다. 말이 4연승이지 운이 좋아 이긴 것이다. 하지만 포수 박경완 선배를 믿고 수비수들을 믿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특히 박경완 선배의 리드가 워낙 좋아 믿고 던졌다”며 박경완을 비롯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또한 채병룡은 “지난 캠프에서 입에 단내나게 훈련했다. 이렇게 훈련을 많이 한 건 난생 처음이었다. 입에 거품을 물 정도였다. 하지만 그만큼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채병룡은 팔꿈치 부상으로 김성근 감독 부임 첫 해에는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고 올해 처음으로 지옥훈련을 경험했다. 채병룡은 “아무래도 날씨가 더운 걸 좋아한다. 날이 따듯해지면 차츰 페이스가 올라올 것”이라며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15승 정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채병룡은 11승8패 방어율 2.84를 기록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와 2점대 방어율. 현재 채병룡은 6경기에서 4승 방어율 1.98을 기록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