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트래비스 해프너(클리블랜드), 카를로스 페냐(탬파베이), 마크 터셰이러(애틀랜타), 그리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한때 텍사스 레인저스의 '미래'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팀을 떠난 선수들이다. 여기에 한 명을 추가하라면 에딘손 볼케스(25.신시내티)를 들 수 있다. 올 시즌 5경기에 선발 등판, 벌써 4승에 방어율 1.23을 기록했다. 29⅓이닝 동안 삼진 33개를 잡으며 신시내티 팬들의 '귀염둥이'로 떠올랐다. 이런 볼케스만 생각하면 텍사스는 배가 아프다. 자신들이 공들여 키운 선수를 아무 생각 없이 트레이드했는데, '물건'이 될줄 누가 알았을까.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볼케스는 2001년 텍사스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4년 뒤인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3년간 20경기에 등판했으나 3승 11패에 그쳤다. 텍사스는 이런 볼케스를 지난해 12월 마이너리거 다니엘 헤레라와 묶어 신시내티로 보냈다. 타선을 보강하겠다며 대신 외야수 조시 해밀턴을 받아들였다. 현재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신시내티의 완승이라고 확언하긴 어렵다. 볼케스가 승승장구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밀턴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올 시즌 타율 3할3푼3리 5홈런 27타점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텍사스는 전통적으로 투수가 부족한 팀이다. 뛰어난 타자는 넘쳐나는 반면 마땅히 내세울 선발요원이 없어 고생해온 구단이다. 이런 텍사스 입장에서 볼케스만 보면 말문이 닫힌다. 그렇지 않아도 심기가 편치 않을 구단을 향해 전직 텍사스 선수가 '뒤통수'를 쳤다. 지난해 볼케스와 함께 텍사스에서 뛴 뒤 올해 신시내티로 이적한 제리 헤어스톤 주니어가 텍사스 관계자들의 가슴을 후벼 팠다. 헤어스톤 주니어는 30일(한국시간) 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텍사스가 볼케스를 트레이드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었다. 그 팀은 영원히 젊은 투수만 키우는 팀이다. 그런데 팀의 1번 내지 2번 선발을 할 수 있는 유망주를 확보한 다음 갑자기 트레이드해버린 게 아닌가". 여기에서 그는 말문을 닫았지만 계속 얘기했다면 아마도 다음 말은 '이게 무슨 짓인가'였을 것이다. '유스 무브먼트'를 줄기차게 외치고 있는 텍사스는 언제나 그렇듯 올 시즌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즌 9승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저 승수에 머물고 있다. 승률은 3할4푼6리(9승17패)에 불과하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오클랜드에 무려 7.5경기나 뒤쳐져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지구 꼴찌를 맡아놨다는 애기가 난무하다. 투수진 성적은 처첨하기 그지 없다. 팀방어율 5.34로 AL 최하위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선 피츠버그(5.44) 덕분에 간신히 29위에 올라 있다. 등판만 하면 쾌투를 펼치는 볼케스를 보는 텍사스의 심정은 어떨까. '잊고 싶은' 트레이드를 해 한때 몸담았던 선수의 '조롱'을 듣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