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캐릭터에 막말 진행, TV가 '막 나간다'
OSEN 기자
발행 2008.04.30 07: 02

최근 방송계의 흐름은 단연 솔직함이다. 만들어진 가식적인 이미지가 아닌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것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호통개그 박명수에서부터 막말 개그 김구라와 가수 솔비에 이르기까지 마음껏 소리 치고 무안 주고 직설적으로 내뱉음으로써 재미와 함께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막말캐릭터가 뜨기 시작하자 이제는 막말진행까지 등장하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제 44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SBS 박은경 아나운서가 막말진행으로 논란을 빚었다. 박은경은 박명수가 TV부문 남자예능상을 수상하자 “겸손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이 상을 받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는 멘트를 하는가 하면 박신양 등 수상자들이 소감을 말할 때마다 중간에 끼어들어 흐름을 끊어놓는 등 다소 무례한 진행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박은경은 26일 오전 팬 카페를 통해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시상식이 되길 바랐던 시도가 결국 과유불급으로 끝났다”며 사과의 글을 올린 바 있다. 막말진행은 박은경 아나운서뿐만이 아니다. KBS ‘해피선데이’의 ‘하이파이브’의 MC인 지석진 역시 지난 20일 방송에서 출연자에게 반말을 하고 심지어 발로 차기도 해 물의를 빚었다. 또 지난 1월 인터넷 음악 포털사이트 멜론의 라디오 프로그램 ‘미쓰라 진의 음악 데이트’ 신년 특집 ‘쥐띠들의 노래들’에서 에픽하이의 미쓰라진은 “더 너츠의 지현우씨, 쌍팔년도 발라드를 하고 계신 민경훈씨. (중략) 인사 안하는 사람들은 다 84년생이네. 목에 깁스하고 다니는 줄 알았네”라는 발언을 해 막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재미도 좋고 친근감도 좋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안겨 준다면 그것은 더 이상 솔직함이 아니다. 솔직함의 수위를 어디까지 봐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애매하기는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보여 지는 스타들의 모습은 재미를 넘어서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불안할 때가 많다. 물론 오락프로그램 등 재미를 추구하는 방송에서 시종일관 고운 말 바른 말만 쓴다면 다소 밋밋하고 무미건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내뱉는 것은 자칫 인신공격이나 말장난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강약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hellow0827@osen.co.kr 왼쪽부터 지석진, 미쓰라진, 박은경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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