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템포-활동량, 맨유의 승리 요인
OSEN 기자
발행 2008.04.30 08: 03

[OSEN=올드트래포드(맨체스터), 이건 특파원] 볼점유율 42 대 58. 슈팅수 7 대 14. 유효 슈팅 2 대 3. 3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렸던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바르셀로나가 기록한 통계치다. 분명 경기 통계치에서 맨유는 열세였지만 바르셀로나보다 더욱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며 승리를 거두었다. 맨유가 FC 바르셀로나를 꺾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를 짚어보자. ▲ 개인기에 빠른 템포로 맞서다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바르셀로나는 스타일을 바꾸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우리를 공략해 올 것" 이라고 밝혔다. 퍼거슨 감독이 밝힌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이란 바로 개인기와 잔패스를 앞세워 공격을 하는 것. 이에 대한 처방전으로 퍼거슨 감독은 빠른 템포를 들고 나왔다. 퍼거슨 감독은 4-4-2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폴 스콜스와 마이클 캐릭을 중원에 배치했다. 그리고 투톱 역시 횡이 아닌 종으로 세우면서 중원에 선수들을 보강했다. 이들은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하기 위해 효율적인 패스를 보여주었다. 횡패스보다는 정확한 종패스와 대각선 패스를 들고 나온 것. 통계치에 있어서도 스콜스는 50번, 캐릭은 40번의 패스를 했다. 반면 샤비와 데쿠 그리고 야야 투레는 각각 90번과 73번, 53번의 패스를 시도했다. 이는 날카로운 패스들보다는 횡패스와 백패스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즉 패스의 효율성 측면에서 맨유가 앞섰던 것이다. 이 결과 맨유는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 경기 흐름을 자신에게 가져왔다. 박지성도 경기가 끝난 후 "스페인 선수들은 공 점유율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반면 잉글랜드는 템포를 중시한다. 이 차이가 그런 결과로 이어졌다" 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초반 상대의 빠른 템포를 저지하기 위해 볼을 돌리며 흐름을 끊으려 했다. 그러나 맨유는 경기 흐름을 내주지 않고 전반 14분 폴 스콜스의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 활동량 많은 선수로 시간과 공간을 주지 않아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 카를로스 테베스, 오웬 하그리브스 등 맨유 내에서도 활동량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선수들을 배치했다. 이들의 넓은 활동량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시간과 공간을 주지 않으며 큰 효과를 봤다. 선수들의 활동량은 잦은 위치 변화로도 연결됐다. 맨유의 공격수들은 끊임없이 서로 위치를 바꾸며 상대를 공략했다. 특정 선수들간의 위치 변화만이 아닌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며 공간을 커버했다. 또한 역습 상황에 있어서도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이같은 모습에 대해 프랑크 라이카르트 감독은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수비만 하는 잉글랜드 선수들을 이기기는 어렵다. 유럽 레벨에서는 이런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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