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로이스터(56) 롯데 감독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봉'인 것을. 지난 29일 LG와의 부산 경기서 8-0으로 대승을 거둔 후 로이스터 감독은 "이번 주는 5승 1패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주 강팀인 SK와 삼성을 맞아 1승 5패로 저조하며 침체에 빠졌으나 이번 주는 약체인 LG와 KIA를 만나기 때문에 내심 5승 1패를 목표로 두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LG를 제물로 최근 2연패에서 탈출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더욱이 LG와 KIA와는 한 차례 대결을 펼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LG와의 잠실원정에서는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고 KIA와의 홈경기에서는 3전 전승으로 압도한 즐거운 기억이 있다. 때문에 이번 주추 LG와의 홈3연전, 그리고 주말 KIA와의 원정경기에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LG와의 주초 첫 경기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따냈으니 자신감이 배가됐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두 팀은 개막이후 투타 부조화로 7, 8위로 하위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있으니 로이스터 감독으로서는 '봉'으로 여길만하다. 롯데 선수들에게도 LG는 좋은 먹잇감이 돼고 있다. 29일 경기서 7.2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시즌 3승을 따낸 좌완 선발 장원준을 비롯해 해외파 2년차 우완 투수 송승준, 그리고 4번타자 이대호 등에게 LG는 '기살리기 도우미'였다. 장원준은 이전 2번의 등판에서 컨트롤 난조로 조기강판하는 수모를 겪으며 선발 로테이션 잔류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날 LG전서는 안정된 피칭으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하며 선발진 잔류를 기약했다. 송승준도 비슷하다. 송승준은 지난 6일 잠실 LG전서 9이닝 무실점의 완투완봉승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포크볼이 주효하며 LG 타선을 셧아웃시키며 데뷔 첫 완봉승이자 올 시즌 프로야구 1호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에는 불안한 피칭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올 시즌 3루수로 전환한 후 장타력이 줄어든 거포 이대호도 LG가 반갑다. 이대호는 29일 경기서 4회 LG 선발 브라운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시즌 4호로 무려 21일만에 맛본 짜릿한 손맛이었다. 이대호는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이날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중인 김주찬 대타로 나선 외야수 최만호도 친정팀 LG를 만나 방망이에 힘을 냈다. 2번타자로 출장한 최만호는 1회말 무사 1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는데 기여했다. 반면 지난 시즌 중반 최만호-최길성과 2:2의 트레이드 상대였던 박석진-손인호는 이날 부진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석진은 3타자를 상대해 2안타를 맞았고 손인호는 대타로 나섰으나 무안타에 그쳤다. 시즌 4승으로 LG에서 가장 잘나가고 있는 선발 투수인 우완 옥스프링이 등판하는 30일 경기서 LG가 롯데의 '봉'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과연 로이스터가 말한 1패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 sun@osen.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