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최고의 궁합이다. SK 김광현(20)과 채병룡(29)이 9승을 합작, 올 시즌 8개 구단 최고의 극강 룸메이트로 떠올랐다. 올 시즌부터 원정 경기에서 한 방을 쓰고 있는 김광현과 채병룡은 각각 5승(1패)과 4승을 기록하며 다승 부문 1,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둘은 평균자책점도 각각 1.75와 1.98을 기록, 이 부문에서 나란히 1, 2위에 올라있어 선의의 팀내 경쟁으로 SK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만들고 있다. 채병룡은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5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투구수는 99개에 그쳤다. 시즌 4승과 함께 평균자책점은 더 내렸다. 팀은 최소경기(25경기) 20승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채병룡은 경기 후 "룸메이트 김광현에게 감기라도 옮겨야 될 것 같다"며 "광현이와 다승왕을 다투고 싶다"고 농담을 던지며 대한 선의의 경쟁자의 이름을 거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같은 방을 쓰고 있는 김광현의 호투가 좋은 자극제로 작용했다는 뜻이었다. 시즌 시작은 둘 다 좋지 못했다. '2년차' 좌완 선발 김광현은 팀내 2선발로 낙점받아 지난달 30일 문학 LG전에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2⅔이닝 동안 6개의 안타를 맞고 3실점하며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김광현은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으로 최종예선을 뛰고 돌아온 후 왼 어깨 뒤쪽 근육통을 호소, 시범경기에서 1경기도 뛰지 못한 채 시즌을 맞았다. "투구폼이 약간 변했다"는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지난 시즌 막판 보여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씩 제 페이스를 끌어올린 김광현은 이후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로 승수를 챙겼다. 첫 경기 부진으로 10.12를 기록했던 평균자책점은 어느새 1점대로 내렸다. 지금의 추세라면 0점대까지 노려볼 만한 분위기다. 채병룡 역시 시즌 전만해도 스프링캠프 막판에 얻은 왼 허벅지 근육통으로 볼끝이 무뎌졌다는 평을 들었다. 급기야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선발 김광현에 이어 등판,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져 살아났다. 앞서 던진 김광현의 부진을 말끔하게 대신 해소한 쾌투였다. 첫 승은 채병룡이 먼저 신고했다. 채병룡은 지난 4일 문학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했다. 김광현은 다음날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첫 등판의 악몽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리고 지난 10일 광주 KIA전에서 2승을 먼저 신고해 채병룡을 제치고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은 29일 경기에서 역대 최소경기 20승에 도달한 후 "선발진이 잘 버텨준 것이 빨리 20승 고지를 밟게 된 요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광현과 채병룡의 선의의 경쟁 속에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SK의 행보도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letmeout@osen.co.kr 김광현-채병룡.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