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이건 특파원] 2007~2008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이 벌어진 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 1-1인 상황이던 연장 전반 5분 경 첼시의 마이클 에시엔이 날린 멋진 중거리 슈팅이 골네트를 갈랐다. 홈관중들은 기뻐했고 에시엔도 동료들과 득점의 기쁨을 나누었다. 그러나 주심은 부심과 상의한 후 골을 무효처리했다. 에시엔은 망연자실했고 존 테리 등 첼시 선수들은 항의했으나 주심의 설명을 듣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대체 무엇이 주심의 판정을 뒤집었을까? 그것은 바로 오프사이드였다. 주심은 처음에 에시엔의 골을 인정했으나 부심과 상의한 후 판정을 번복했다. 부심이 오프사이드라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대체 이 상황에서 어떤 것이 부심의 깃발을 올라가게 했는지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자. 슈팅 상황 일단 상황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에시엔이 슈팅하는 순간 디디에 드록바와 살로몬 칼루 등 4명의 첼시 선수들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에시엔의 슈팅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선수들과 관계없이 직접 골문으로 향했고 골네트를 갈랐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려면?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이런 상황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는 경우를 찾아보자. 부심의 설명을 듣지 않는 이상 가장 가까운 상황을 찾아 이유를 유추하는 방법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일단 에시엔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튕겨져 나온다. 이 공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선수가 공을 잡는다면 이는 오프사이드로 선언된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선수가 공 소유라는 이득을 얻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에시엔의 슈팅 순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선수의 몸을 맞고 굴절되어 들어갔을 때다. 이 때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된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선수가 플레이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에시엔의 슈팅 순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선수가 상대방을 방해했을 때다. 역시 오프사이드가 선언된다. 반칙에 해당하는 동작으로 상대를 방해한다면 파울이 선언되겠지만 시야를 가린다든지 하면 오프사이드가 선언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선수' 가 상대방 플레이를 방해했을 때이다. 오프사이드 판정 이유는? 세 가지의 상황 중에 이날 부심의 결정에 가장 근접한 것은 바로 세 번째다. 에시엔이 볼을 차는 순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4명의 첼시 선수들 중 한 명이 레이나 골키퍼 앞에 있었다. 라인에서 이 상황을 본 부심은 그 선수가 레이나 골키퍼의 시야를 가리는 플레이, 즉 상대방을 방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그 선수가 고의적으로 골키퍼 시야를 가린 것이 아니더라도 골키퍼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었다고 결론을 내린 모양이다. 이런 이유를 제외하고는 부심이 용감하게 오프사이드 선언할 만한 것이 없다. 심판 판정은 존중돼야 물론 심판진의 해명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를 가지고 추정만 할 수 있다. 이 상황을 놓고 자신의 위치나 응원하는 팀에 따라서 백이면 백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분명 심판진보다 당시 상황을 더 잘 볼 수 있었던 사람은 신을 제외하고는 이 세상 아무 곳에도 없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나설 정도의 심판진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경험이 많고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판진은 판정의 전문가인만큼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또한 설사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100% 본 것만을 판정' 하는 것이 심판이기에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bbadagun@osen.co.kr . . . . . 마이클 에시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