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이 중심 타선에 배치되면 대부분 부담을 느끼는데 걔는 그런 말을 안 해." 지난 30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가 열리기 전 대구구장 3루 덕아웃. 선동렬 삼성 감독이 4번 박석민(23)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선 감독은 "걔는 오히려 (4번 타자를) 즐기는 것 같다. 계속 기용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석민은 24일 대구 두산전부터 타격 슬럼프에 빠진 심정수의 4번 자리를 차지하며 29일까지 타율 2할9푼8리(84타수 25안타) 1홈런 9타점 16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취재진과 이야기꽃을 피우던 선 감독은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 도중 박석민의 미스 플레이가 떠올랐다. 9-2로 앞선 7회 내야 안타로 1루를 밟은 박석민은 최형우의 우전 안타 때 1루에서 주춤하며 스타트를 늦게 끊어 2루에서 아웃돼 선수단 벌금 30만 원을 물게 됐다. 선 감독은 덕아웃 앞에 있던 박석민을 보자 "야, 박석민! 너 벌금 냈냐"고 묻자 박석민은 넉살 좋게 웃으며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다. 이에 선 감독은 "너, 한 수석 코치와 함께 오라"고 말했다. 잠시 후 박석민과 함께 나타난 한대화 수석 코치는 "월급에서 공제하기로 했다"고 대답하자 선 감독은 미소를 지은 뒤 "내년에 연봉 오를 거니까 벌금 제대로 부과할까"라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한 코치는 "석민이가 사사키 방망이를 갖고 싶어한다"는 말을 건넸다. 옆에 있던 박석민은 싱글벙글 웃으며 내심 기대하는 눈치. 선 감독의 한 마디가 걸작이었다. "사사키 방망이? 넌 아직 군번이 안 돼". 중심 타선의 기나긴 침묵 속에 파격적인 4번 기용에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 박석민. 선 감독에게 박석민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 같은 존재인 셈이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