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정성훈, 갑작스러운 2군행은 '괘씸죄'
OSEN 기자
발행 2008.05.01 09: 08

우리 히어로즈의 주전 3루수 정성훈(28)이 지난 달 26일 갑작스럽게 2군으로 내려간 이유가 '괘씸죄'로 뒤늦게 밝혀졌다. 히어로즈 구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일 "정성훈이 25일 LG전 도중 대타로 교체된 후 덕아웃 뒤에서 쓰레기통을 걷어차며 화풀이를 한 것에 이광환 감독이 분개, 정성훈을 다음 날 2군으로 곧바로 내려보냈다"고 전했다. 일부 코칭스태프에서는 정성훈 자신이 부진한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으나 이광환 감독은 불경죄로 여기고 2군행을 지시했다는 설명이었다. 히어로즈 구단에서는 당시 정성훈의 2군행에 대해 "최근 활약이 부진해 조급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한 템포 쉬라는 차원서 내려보낸 것이다.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성훈은 지난 달 25일까지 타율 2할6푼에 1홈런 9타점으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극심한 타격부진은 아니었다.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프리 에이전트(FA)가 되는 정성훈으로선 뜻밖의 2군행에 당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페넌트레이스 총경기수(126게임)의 3분의 2이상을 출전해야 하는 FA 취득 자격 요건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때문에 정성훈은 겉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답답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칫 2군생활이 길어지면 FA전선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정성훈보다 더 쓰레기통을 심하게 부수는 용병 브룸바는 난리를 쳐도 못본체 넘어가고 있다. 반면 정성훈은 곧바로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은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며 정성훈의 2군행에 의아해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이 감독이 보고 있는 덕아웃 안에서 글러브를 팽개치거나 발로 기물을 걷어차는 행위는 불경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덕아웃을 벗어난 곳에서 화풀이를 하는 것은 못본체 넘어가거나 코치들이 야단을 치고 끝낼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대표팀의 3루수이자 히어로즈 주전 3루수로 활약이 컸던 정성훈은 '예비 FA'로 각광을 받고 있는 선수이다. 올 시즌 종료 후 '대박 FA 계약'이 예상되는 거물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도 FA 계약을 염두에 두고 다른 고액 연봉 선수들의 연봉은 대폭 삭감하는 가운데서도 정성훈만은 유일하게 1억원이 오른 3억2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시즌 종료 후 FA 계약 때 다른 구단행을 막기 위한 한 조치로 연봉을 미리 높게 올려놓은 것이다. 일생일대의 FA 자격 취득을 목전에 두고 예민해져 있던 정성훈이 스스로에게 화풀이를 한 번 잘못했다가 'FA 전선'에 위기를 맞고 있다. 정성훈은 타율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찬스에서 강하고 수비도 안정적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sun@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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