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달라졌다. 인천을 대파한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누구에게나 칭찬 받을 만했다. 알툴 베르날데스(55)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지난달 30일 펼쳐진 컵대회 A조 4라운드서 인천에 4-0으로 대승한 뒤 "지난 두 달 간 노력의 대가"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 팬들은 그동안 알툴 감독에게 적응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냐, 외국인선수를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우려섞인 목소리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인내'라는 두 글자를 꺼내 들며 알툴 감독은 자신의 색깔이 곧 나타날 것이라고 했고 결국 인천을 상대로 4-0 대승을 이끌었다. 인천 장외룡 감독이 모자에 '인내'라는 두 글자를 새기고 다녔는데 사실은 알툴 감독도 한국에 와서 좋아하게 된 단어였던 것. 알툴 감독은 "나도 브라질 사람이라 한국 사람처럼 성격이 급하다. 그렇지만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 기다려 달라"고 자주 말해왔다. 결국 9경기 만에 승리를 맛 본 알툴 감독은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인천을 압도하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인천의 수비가 당황할 정도로 빠르고 정교한 패스를 보여준 제주는 짧은 패스로 오밀조밀한 인천의 수비를 뚫었다. 호물로는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돌파를 시도했고 조진수도 이에 박자를 맞춰 행동 반경을 넓게 줬다. 팀의 네 번째 골을 선사한 심영성도 호물로와 호흡을 맞춰 인천 수비진을 흩뜨러놓았다. 비록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구자철도 시즌 시작 전 "제주 특유의 아기자기한 축구가 K-리그에 큰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 예고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한 인천과의 경기. 알툴 감독은 "제주를 만만히 볼 수 없도록 하겠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다짐을 했다. 브라질에서 데려온 호물로 또한 이날 2골을 터트리며 다소 한국 축구에 적응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알툴 감독의 앞길을 밝게 했다. 호물로는 "감독님이 항상 빠르고 정교한 패스를 주문한다. 이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달라질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자신의 색깔이 묻어나오기까지 2개월을 기다린 제주 축구팬들. 자신의 철학과 축구를 K리그에 조금씩 내어보이며 올 시즌 막판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 것인가. 알툴 감독의 지휘 아래 제주는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높다. 7rhdwn@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