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두 번의 7연승을 달리며 독주하고 있는 '야신(野神)'의 마음은 이미 대전을 떠나 있었다. 지난 3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둔 SK 김성근 감독은 "오늘 결과에 따라 내일(5월 1일) 선발을 결정하겠다"며 "이번 3연전보다 오는 3일부터 있을 9연전이 더 걱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한화와의 3연전 목표를 2승 1패로 세운 김 감독은 이날 승패에 따라 레이번 혹은 김광현의 투입을 뒤로 미룰 수도 있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SK는 우리 히어로즈(문학, 3일~5일) LG(잠실, 6일~8일) 삼성(대구, 9일~11일)과 9일 동안 쉬지 않고 치러야 하는 '죽음의 9연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연패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 최근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4일 휴식 후 등판을 원칙으로 볼 때 SK의 선발 로테이션은 1일 선발은 레이번 혹은 김광현이다. 하지만 30일 한화와의 두 번째 경기를 이길 경우 세 번째 경기는 송은범을 비롯한 다른 투수의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2승을 선점한 만큼 세 번째 경기는 이기면 좋지만 져도 상관없다. 이럴 경우 3일부터 시작되는 9연전에 확실한 1~3선발(김광현, 레이번, 채병룡) 투입이 원활해진다. 각 팀과의 3연전에 이 세 명의 선발진을 상황을 지켜보며 두 번씩 등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히어로즈전은 김광현-레이번-4선발, LG전은 채병룡-4선발-김광현, 삼성전은 레이번-4선발-채병룡'식의 로테이션이 가능해진다. "최소 5승 4패"라는 김 감독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레이번이 1일 등판한다 해서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역시 각 팀과의 3연전에 1~3선발은 다 투입시킬 수 있다. 그러나 레이번의 로테이션이 6일 LG전, 11일 삼성전으로 사실상 굳어짐에 따라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이는 무엇보다 '흐름'과 관련이 있다. 상대의 선발진, 첫 경기를 패했을 경우, 연패를 당했을 경우 등 예상치 못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법이 한정돼 버릴 수 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1승 3패의 부진 속에 시작했지만 롯데전(3일 사직)을 5-0으로 이기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강하게 느껴졌던 롯데에 1점도 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는 점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팀의 상승세를 설명했다. 이를 통해 9연전을 맞는 김 감독의 각오를 알 수 있다. 또 연패로 자칫 끊어질 수 있는 흐름을 미연해 방지하려는 노력도 읽을 수 있다. 이날 SK는 두 번의 만루 고비를 넘긴 류현진의 괴물 피칭에 2-6으로 무릎을 꿇었고 결국 1일 대전 한화전 선발을 레이번이라고 발표했다. 일단 최고의 시나리오 사용에는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최소 3번의 고비를 맞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는 김 감독이 죽음의 9연전을 통해 독주를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 letmeou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