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2006년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 업계에 특별하고 특별한 한 해였다. 이 해 5월에는 ‘무한도전’이 ‘무모한 도전’과 ‘무리한 도전’ 시대를 거쳐 한국 예능계의 패러다임을 ‘리얼 버라이어티’로 바꿔 버린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보다 다소 앞선 2006년 2월 케이블음악채널 m.net에서는 첫 느낌이 기괴(?)하기까지 한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였다. 바로 정재용이 진행하는 ‘순결한 19’다. ‘순결한 19’는 프로그램 안팎으로 예능가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프로그램 외적으로는 높은 인기로 케이블 TV 예능 프로그램이 공중파 못지 않은 관심과 인기를 누리면서 케이블 TV의 위상을 높였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콧대 높은 공중파 TV 예능 프로그램에 케이블 TV 프로그램이 영향을 끼치는 ‘역전’ 현상도 일어났다. ‘순결한 19’가 만들어 낸 새로운 예능 코드들은 현재 많은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프로그램 출연자와 제작진의 벽을 먼저 허문 것도 ‘순결한 19’였다. 김태호 PD와 작가, 출연진인 박명수 정준하의 매니저 등 화면 바깥의 인물들이 브라운관 속으로 들어오는 연출 방식은 ‘무한도전’에 의해 유명해졌다. 하지만 ‘순결한 19’는 ‘무한도전’ 보다 좀더 앞서 이런 방식을 사용했다. 오히려 ‘순결한 19’는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적극적으로 FD나 스태프 등 비연예인 프로그램 관련자들을 등장시켜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라디오스타’의 탄생에도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순결한 19’는 이전에는 TV에서 다루는 것을 피했던, 연예인들의 숨기고 싶은 모습을 과감하게 건드렸다. 연예인의 치부를 웃음의 소재로 건드리는 ‘뒷담화’가 방송 전파를 거침 없이 타는 ‘라디오스타’류의 프로그램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수 있게 되는 터전을 마련했다. 많은 비용을 들여 고급화로 쉼 없이 나아가던 예능 프로그램들에 키치의 재미를 일깨워주기도 했다. 공사장 철판 한 장 세워 놓은 세트에서 짐운반용 카트를 슈퍼카라 우기는 의도된 막장 혹은 저질 추구는 이전에는 맛 볼 수 없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는 ‘야생’ ‘리얼’ 등 막장을 추구하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의 탄생에 일정 정도 영향을 끼쳤다. ‘순결한 19’는 2년2개월간의 화려한 질주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순결한 19’가 한국 예능계에 미친 영향은 다른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될 것이다. 이런 자양분 위에서 제2, 제3의 ‘순결한 19’도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 . . .
